[시사오디세이]열정적인 소수의 미세한 변화에 주목하라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열정적인 소수의 미세한 변화에 주목하라

이정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승인 2018-10-15 08:19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정호교수
이정호 교수
'나무보다는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거시적인 시각이 중요시돼야 한다는 의미다. 중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에서부터

오늘날의 4차 혁명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영향을 주는 몇 개의 메가트렌드는 우리 사회를 변화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1990년대 존 나이스비츠의 '메가트렌드'가 발간되면서 이는 주류의 시각으로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트렌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그러다 2007년 마크 펜의 <마이크로트렌드>와 올해 <마이크로트렌드X>가 발간되면서 메가트렌드 못지않게 마이크로트렌드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열정적인 작은 집단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움직임으로, 이 작은 집단이나 점들이 변화해 전체에 막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점점 집단에서 개인으로 분화되면서 '원자' 단위의 열정적인 소수 사람의 선호나 선택의 변화, 사소해 보이지만 의외로 강력한 임을 발휘하는 소수 집단의 행동 패턴이 세상의 룰을 바꾸고 있다.

실제로 세상을 움직이는 방식을 결정하는 몇 개의 메가트렌드가 있다는 개념은 무너지고 있다. 대신에 세상은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마이크로트렌드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개인이나 작은 집단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고 그러한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세상 이면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들이 결국 큰 차이를 만들고 세상을 바꾸고 있다.

지난 미국의 대선에서 몇 가지 트렌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고 승패를 결정지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인한 미국 근로자의 생산직 일자리 격감, 도시로의 심각한 청년 유출로 인한 시골 경제적 낙후, 이민자의 유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장기간의 임금 정체 등의 트렌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과 같았다.

바로 그때 도화선에 불을 붙인 후보가 트럼프였다. 그는 민주당만이 아니라 같은 당인 공화당의 친 무역과 친 이민 성향의 엘리트들에게도 대항했다. 민주당 오바마에게 투표했던 백인 육체 노동자계층 유권자들이 크게 공감해 공화당 후보인 그를 지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샤이 보수는 여자보다 남자가 특히 많다. 전에는 가정에서 남편이 정치적 견해를 이끌었지만, 현재 남편은 아내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만 반대한다. 이는 정치적 소신을 명백하게 드러냈다 가는 거실 소파에서 자야 하거나 심한 경우 이혼까지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조사에서 부부나 커플이 정치적 견해로 다투다가 헤어지는 비율이 10%인 것으로 나왔다. 정치적인 갈등은 젊을수록 더욱 심각해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는 22%가 정치적 견해차로 헤어질 정도였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어떤 트렌드나 현상이 같은 방향이 아닌 서로 반대되는 양방향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금 세상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 까닭은 대립하는 트렌드들이 부딪치기 때문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서 상반된 트렌드들이 주도권을 높고 다투면서 혼돈을 야기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가 거짓 정보가 판을 치는 허위정보화 시대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경제에 대한 낙관주의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보다 소수의 인터넷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분야가 이런 모순적 트렌드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인구 구성과 기술,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개인이나 소수 집단의 선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메가트렌드만 추종하고 있지는 않은가. 쉼 없이 콘텐츠가 양산되고, 빠르게 소비되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존재하는 마이크로트렌드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보다 필요해지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4.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5.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1.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2.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3.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