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잠겨있는 그 길 위로
오래된 집들과
빼곡히 창문 달고 서 있는 다가구주택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가을하늘 아래 푸르러가는 잎들과 함께
세월에 지친 골목을 싱그럽게 물들이고 있네요.
언젠가는 누군가의 발길 오가고
예전처럼 반가운 얼굴들 마주할 날 오겠지요?
오래된 골목길을 서성이며 나는
세상 모든 것은 기다림으로 빚어진다는,
오랜 견딤 속에 다시 시작됨이 있다는,
그 말들을 믿기로 합니다.
집과 골목길이
고운 색과 푸른 잎으로 되살아나는 것을 보며
다시 그날을 꿈꾸게 됩니다.
이 긴 기다림의 끝을
이렇게 또 기다리려 합니다.
글 한소민, 사진 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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