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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가 아니라 '위화감 조장 감사' 같다."
국정감사 시즌에 접어들면서 서민은 뉴스를 보면서 속 시원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나 피감기관 관련된 뉴스를 보면, 3억원에 달하는 전세금 전액을 지원해 주는 '신의 직장', 2살짜리 '아기 임대업자', '주식배당금 받는 금수저' 등 딴 나라 얘기 같은 내용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22일 국감을 앞둔 한국은행은 직원들의 전세보증금을 최대 3억 원까지 시중금리보다 훨씬 낮은 이율로 지원하고 있다. 어느 지역본부로 가더라도 집값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입사 1년이 지난 3급 이하 직원에게 전세 보증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수도권 근무 직원은 최대 2억 7000만원까지, 광역시는 2억 2500만원 까지다.
'신의 직장'이라는 소리가 절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부모 잘 만난 '금수저'들도 많다.
최연소 임대업자는 무려 2살짜리 아기가 등록돼 있기도 했다. 국토부 렌트홈에 등록된 임대사업자 32만9678명중 20~30대가 4만 9534명에 달했고, 미성년자도 188명이나 됐다.
또 태어나자마자 주식을 증여받아 배당소득을 올린 미성년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만 0세'의 1인당 평균 배당소득은 2012년 2만5930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일부 거액의 주식 증여 영향으로 230만원까지 증가했다.
1인당 배당소득도 2016년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섰다. 4년 만에 무려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들도 '차별'에 울고 있다.
육아휴직 기간에 대한 연금을 추가납부 하려면 국민연금가입자는 회사 몫까지 본인이 내야 하지만, 공무원연금가입자는 국가가 절반을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서구에 사는 40대 직장인 A 씨는 "안 그래도 뛰는 집값 때문에 서민들은 전셋값도 부족해 대출금 갚기도 힘든데 뉴스를 보면 나는 흙수저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은 위화감 조성하는 자료 내놓기에만 열 올리지 말고 제대로 된 감사,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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