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 사회부 기자 |
정무직 인선 이후 이런저런 말들이 시 안팎에서 들린다. '회전문 인사', '보은 인사'라는 얘기부터 "허태정 시장이 이렇게 자기 사람이 없느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박영순 정무부시장은 지방선거 경선에서 다퉜던 상대 후보였다. 더욱이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누가 보더라도 허 시장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여기에 김미중 특보와 송덕헌 특보는 전임 시장의 사람들이다. 김 특보는 권선택 전 대전시장을 오랜 기간 보좌해 온 인물로 민선 6기 서울사무소장, 시장 비서실장, 경제협력 특보 등을 역임했다. 송 특보는 대표적인 '염홍철 전 시장 사람'이다. 송덕헌 정무특보는 대우증권 부장 및 박병석 국회의원 보좌관, 민선5기 대전시 비서관과 비서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민선 5, 6기를 아우르는 인사', 시정경험과 정무감각이 풍부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도 나오지만, 전임 시장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김종남 자문관은 시민단체 출신이다. 시정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던 사람으로 공무원들과 유연성을 갖기가 쉽지 않다.
허 시장은 정치 초년병이다. 구청장 8년 경험이 전부다. 지역에서 밑바닥부터 정치를 하지도 않았고, 중앙 정치를 경험하지도 않았다. 정치 자산인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다. 대전시장과 구청장은 천지 차이다. 본인 혼자 모든 일을 할 수 없다. 주변 사람이 부족하면 그만큼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인사가 중요하다. 더욱이 본인의 수족인 정무라인이라면 더 그렇다. 지난 지방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에 힘입어 수많은 더불어민주당 자치단체장들이 탄생했다. 허 시장도 그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다. 큰 어려움 없이 선거를 치르다 보니 수많은 지역인사가 캠프에 합류했다. 그 사람들이 선거 운동을 도와줬다고 해서 진정한 자신의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다.
허 시장은 "내가 쓰면 내사람"이라는 말을 했다. 맞는 말이긴 하다. 자신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행동과 주변인들의 인식이 그렇지 않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쓰더라도 자기 사람이라는 확신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체장 본인에게도, 조직에도, 대전시민들에게도 피해가 따른다.
이상문 사회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