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고 수준 고해상도 뇌혈류지도 나왔다

표준연-동국대 1160명 환자의 영상 데이터 기반으로 개발

뇌혈류지도-각각의 대뇌혈관이 혈류공급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을 색으로 구분한다.

뇌경색의 원인 진단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고해상도 ‘뇌혈류지도’가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국가참조표준센터와 동국대 일산병원 김동억 교수 연구팀은 전국 11개 대학병원의 뇌경색 환자 1160명의 뇌 영상 데이터(MRI·MRA)를 기반으로 현존 최고 수준 해상도의 뇌혈류지도를 개발했다.

세 종류의 대뇌동맥은 뇌를 세 부분으로 나눠 각각의 혈류 공급을 담당한다. 여기서 착안한 것이 대뇌동맥이 지배하는 뇌의 영역을 영토처럼 구분한 뇌혈류지도다. 현재 병원에서는 뇌혈류지도를 뇌경색 환자의 데이터와 비교해 원인이 되는 뇌동맥을 진단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해상도 뇌혈류지도는 약 1200cc의 뇌를 1.5cc 크기의 800개의 미세 조각으로 나눠 특정 뇌동맥이 막혔을 때 뇌의 어떠한 부위에 뇌경색이 발생하는지 통계적인 확률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의료계에서 100년 가까이 사용 중인 기존 저해상도 뇌혈류지도에 중대한 오류도 찾았다. 기존 뇌혈류지도에 전대뇌동맥과 후대뇌동맥의 영역으로 표시됐던 뇌의 부위 일부가 중대뇌동맥의 영역임을 밝혀냈다.

새롭게 개발된 고해상도 뇌혈류지도는 병원마다 장비나 측정방식의 차이로 생길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표준화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일선 병원에서 참조표준으로 믿고 사용할 수 있다.

최종오 KRISS 국가참조표준센터장은 “1만 개 이상의 영상 슬라이드를 생산단계부터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 완성한 참조표준이다. 표준화된 의료 빅데이터는 일반 진료는 물론 인공지능(AI) 진료의 신뢰성 또한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뇌혈류지도는 진료실에 걸어두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도판 형태로 제작돼 연내에 무료 배포될 예정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