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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펭귄의 실물을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다. 시간에 맞춰 사육사들이 주는 먹이를 먹고 나서 유유히 물속으로 사라지거나, 빙하 그림이 그려진 벽을 배경으로 뒤뚱뒤뚱 걸어가는 모습이 익숙하다. 그런데 그게 정말 펭귄의 삶일까.
책 『물속을 나는 새』는 저자가 남극에서 펭귄 연구를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로 출발한다. 책을 구성하는 20편의 에세이들은 정말 펭귄은 날 수 없는지, 남극에서만 사는 펭귄이 동물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와 같은 의문에 하나하나 답해 나간다. 모두 실제 연구 현장 속의 생생한 이야기다. 새끼 펭귄이 알에서 깨어나 다시 어미가 되기까지의 과정, 날지 못하게 진화한 까닭, 짝을 찾기위한 그들만의 사랑과 전쟁도 낱낱이 들여다본다.
저자의 관찰은 심각한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을 마주하게 된 펭귄의 미래, 그리고 우리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로 이어진다. 온난화와 인간이 초래한 먹이경쟁으로 변화하는 펭귄의 삶.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며 외면하는 생태계의 변화다. 지구 위 함께 사는 생명체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과 연구가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책을 넘기며 바라게 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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