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디자인 상품 미국과 남미, 유럽에서까지 판매중

심재권 의원 세계 각국 인터넷 쇼핑 사이트 조사
아마존과 이베이 등 대형 사이트에서도 버젓이 판매
나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라는 진실 알려야

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중인 욱일기 디자인의 원피스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활용한 디자인 상품이 세계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판매 중지 등 강제적인 제재 방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실이 세계 각국의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아마존과 이베이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세계 전역에서 욱일기 디자인을 활용한 상품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일본과의 과거사가 문제가 있는 필리핀과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다.

제품 유형도 다양했다.

의류와 운동화, 스포츠 양말, 머그컵, 가방, 모자 등 생활용품은 물론 아이패드 파우치와 스피커, 헤드셋, 키링, 차량용 스티커까지 사용됐다.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과 이베이에서도 욱일기 제품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티셔츠는 1만원, 아이패드 파우치 2만2000원, 모자 1만5000원, 원피스 3만3000원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책정돼 있었다.

반대로 우루과이와 콜롬비아, 칠레 등 남미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메르카도 리브레’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는 욱일기 디자인 헤드셋 99만4000원, 스피커 81만5000원 등 고가 상품이 많았다.

일본의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이탈리아 파시즘 정권의 파시스트 당기와 함께 대표적인 전범기로 꼽힌다. 독일의 하켄크로이츠는 독일 법률에 따라 사용이 금지돼 있다.

모자(캐나다), 가방(우르과이)

문제는 유럽 등 서방 국가에서는 일본 욱일기의 의미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독일은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어기고 하켄크로이츠를 반포하거나 해당 표식이 그려져 있는 물건을 제조, 보관, 반입할 경우 3년 이하의 금고나 징역 또는 벌금형을 받는다.

그러나 일본은 1954년부터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의 군기로 욱일기를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 제주 해군기지에서 열리는 해군 국제관함식에 욱일기를 게양 하고 입항하겠다고 밝혀 한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하지만 욱일기가 그려진 상품에 대한 판매 중지나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외교부는 문제 제기와 주의 환기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실질적인 대응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심재권 의원은 “조사된 국가 외에도 욱일기 디자인을 활용한 온라인 상품 판매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욱일기가 나치 깃발과 같은 의미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