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현재 대전문화재단 홈페이지에는 세 가지 기부금 제도와 두 가지 기부금 활성화 사업이 명시돼 있지만, 실제 운영되고 있는 것은 기부금 제도 중 일반 기부금과, 지정 기부금뿐이다. 실명제 기부금은 운영되지 않고 있고 예술 크라우드 펀딩과 예술 매칭 펀드는 지난 2105년 박찬인 대표이사 재임 시절에 잠시 시행되다 중단됐다. 기부금 수납 방식인 일반·지정 기부금이 존재할 뿐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적극적인 모금 사업은 없는 상태다.
대전문화재단과 달리 제주와 서울 등을 비롯한 광역 문화재단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주문화재단은 국내 유명 크라우드펀딩 기업 '텀블벅'과 업무 협약을 통해 공동으로 펀딩 모델 구축과 홍보·마케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예술인들이 모금 플랫폼으로 주로 애용하는 텀블벅이 직접 나서 제주의 예술창작과 유통을 돕는 것이다. 서울문화재단도 올해 7월 예술기부 플랫폼을 통해 모금 사업을 진행했다.
별도의 모금 사업이 없는 탓에 대전문화재단의 기부금 상황은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재단 홈페이지에 공시된 자료를 살펴보면 2013년 7억 원에 달하던 기부금이 2014년 1억 8000만 원, 2015·2016년 5000만 원, 지난해 1000만 원 선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대전문화재단은 모금액은 규모가 비슷한 도시인 광주문화재단의 지난해 후원금 1억 6000만 원의 10%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더욱이 최근 3년 간 개인 후원을 찾아보기 어려운 대전문화재단과 달리 광주문화재단은 지난해 개인 후원자가 30여 명이나 된다.
모금 실적이 부족한 원인으로는 기부에 따른 보상이 부재하다는 점이 꼽힌다. 대전문화재단은 후원자에 대한 혜택 제도가 없는 상황이다. 수원문화재단에서 모금 사업인 '싹틔움 프로젝트'를 통해 후원자에게 재단에서 발간하는 간행물과 공연 티켓, 굿즈(기념품) 등을 제공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문화기관인 서울예술의전당도 후원자 정기 모임을 개최하는 등 후원자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기부금 모금 부진 상황에 대해 대전문화재단 관계자는 "대전의 경우 다른 광역시와 달리 아직 기업과 개인의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라며 "대전문화재단도 기부자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영수증을 발급하고 있으며 앞으로 기부금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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