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상 변호사 |
평소에 변호사라고 하면 왠지 딱딱하고 엄격할 것 같아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는 긴장을 많이 했다. 복잡한 법학을 공부하고 어려운 시험에 합격해야 변호사가 된다고 하니 무척 똑똑할 텐데 나같이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이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편안한 인상과 친절한 말투로 맞이해주는 이인상 변호사를 보며 인터뷰를 수월하게 마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제일 먼저 결혼이주여성과 가정을 위해 무료 법률 상담과 지원을 해 주시는 이유가 궁금하다.
A: 나는 어릴 적에 무척 가난하게 자랐다. 내가 자라면서 나를 도와주고 후원해준 분들이 계셨다. 그 분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대전광역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법률자문을 해 달라는 연락이 왔을 때 기꺼이 봉사할 수 있었던 이유다.
Q: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어가 서툴다. 결혼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것과 어려운 법률 용어를 설명하는 것 모두가 힘들 것 같은데?
A: 물론 한국인들을 상대하기보다 어렵다.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때로는 통역을 통해서 상담을 하기도 한다. 의사소통이 잘못 되어서 서류작업을 다시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돕는 게 변호사의 일이다. 시간이 더 걸리고 번거롭더라도 변호사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Q: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법률 자문을 무료로 하고 계신다. 지속 가능할지 궁금하다.
A: 바쁠 때는 우선순위를 정하게 된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가 급하고 사정이 어렵다. 결혼이주여성은 도와줄 사람이 주변에 많지 않은 경우도 있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조차 잘못된 법 정보를 알려줘서 오히려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지인들 중 변호사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법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가 서툴고 도와줄 지인이 없는 결혼이주여성들은 법률에 대해 그릇된 정보들로 인해 불리한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계속 돕고 싶다.
Q: 무료 법률 상담 외에 더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무엇인가
A: 기회가 된다면 결혼이주여성들이나 다문화 가정에서 알아 두면 좋을 법률 상식 강좌 프로그램을 열고 싶다. 대전광역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강사로 도움을 주고 싶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법률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오히려 어려움을 자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상식적인 내용을 교육하여 알리는 프로그램은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희망을 갖도록 도와준 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무료 법률자문으로 재능기부하고 있는 이인상 변호사.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는 꼭 필요한 인재다. 이런 분들이 한국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니 내 아이들이 살아갈 한국은 미래가 밝은 것 같다.
도움이 필요한 결혼이주여성들은 어려워 말고 도움을 요청해 보길 권한다.
= 심아정(중국), 박미경 명예기자
= 인터뷰 : 이인상변호사 ( 변호사이인상법률사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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