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이하 코세페)가 막이 올랐다. 하지만 대전에서는 좀처럼 코세페의 열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보다 참여기업이 30% 증가했고, 온·오프라인 동시 세일로 소비자를 겨냥했지만,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자조적인 평가가 들려올 뿐이다.
오프라인 현장에서는 코세페에 대한 미지근한 반응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코세페에 참가하는 대전 주요 백화점을 2일 방문해 본 결과 평일 오후임을 감안해도 쇼핑을 나온 소비자들은 평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참가기업들은 신상품 세일과 문화 콘텐츠 콜라보, 사은품 증정 등 정기세일과는 확연히 다른 이벤트로 소비심리를 겨냥했지만,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백화점에서 만난 30대 주부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몇 년 째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서 구경삼아 나와봤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아쉽다였다. 세일 폭을 높였다고는 하지만 일부 상품에 불과해서 구매욕이 좀처럼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대 주부는 백화점을 여러 바퀴 돌았지만 결국 빈손으로 백화점을 빠져나갔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잠시 백화점을 방문한 20대 직장인은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하더니, 백화점 세일 가격이 온라인 쇼핑보다 오히려 비싸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세페 세일에 적용되는 제품과 브랜드는 한정돼 있었다. 국내 상품 위주다 보니 백화점에 입점한 수입 코스매틱 제품은 코세페에 동참하지 않았고, 시계나 잡화 등도 대부분 제외돼 있었다. 한마디로 살 게 없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명품부터 가전제품까지 세일 폭이 매우 높아 세계인이 기다리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와도 비교가 되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통시장 관계자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올해로 4년 차를 맞이했지만 소비자들은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 광군제와 너무 수준 차이가 난다. 열흘의 쇼핑 축제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백화점 정기세일이 오히려 낫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시기도 문제였다. 이미 큰 돈을 쓴 명절 연휴가 지난 뒤에 진행돼 소비심리가 다소 주춤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는 지역 전통시장의 참여가 저조해 대전 전 지역에서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대한 독려와 호응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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