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매물을 올려놓고 유인한 후 다른 매물을 소개하는 부동산중개업소가 판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이다.
대전 중구에 사는 A 씨는 자녀 초등입학을 앞두고 도안신도시 내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던 차에 포털사이트에서 매물을 먼저 확인하고 해당 부동산중개업소에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중개업자는 매물로 나왔다는 집 대신 다른 집을 한번 보러 가자고 하길래, A씨가 "그럼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건 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공인중개사는 "매물을 아주 안 올릴 수 없어 올려놓은 것이라고 보면 되고, 장사를 손 놓고 있을 수 없으니 연락이 오면 다른 부동산도 연결해주고, 다른 단지 물건도 보여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 매물이 거의 없는 도안신도시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조회시스템에 따르면, 도안지역 아파트 거래는 지난 8월과 9월 정점을 찍었다. 갑천 3블록 호재를 타고 인기 투자처로 떠오르면서다.
갑천 3블록 맞은편인 15블록 아이파크는 9월에만 12건이 거래됐고, 12블록은 13건, 7블록은 8월에 13건, 16블록은 8~9월 두 달간 27건에 달했다.
투자자들이 일시에 많은 물량을 쓸어담은 데다, 최근엔 서남4중(가칭) 신설 확정으로 인근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이면서 매물은 씨가 말랐다.
최근까지 도안의 한 블록은 같은 단지 같은 평수 아파트를 3억 3000만원에 올려놨다가 내렸다. 다른 물건과 많게는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갭이 너무 큰 것으로 보아 손님 끌기용 '미끼' 또는 '허위매물'일 가능성이 크다.
10월 1일 오후 캡쳐한 포털 사이트 부동산의 도안아파트단지 매물가격, 3억3000만원짜리 매물은 현재 사라졌다. |
하지만 인터넷에 공개된 물건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부동산에서는 저렴한 물건으로 고객을 끌고 거래를 유도하는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에서는 A 씨에게 전세를 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금은 매물도 없고 앞으로 집값이 계속 오르리란 보장도 없으니, 아이가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 도안에서 전세를 사는 것이 어떠냐는 이유를 들었다는 것이다.
공인중개업소끼리 저렴한 '중복 매물'로 손님을 끄는 방식도 여전하다. 같은 단지에 매물이 3~4건이라도 자세히 보면 동, 층수가 똑같고 업소명만 다른 곳이 대부분이다.
9월 이후로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이런 식의 영업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도자들 역시 여러 부동산에 자기 집을 내놓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가장 저렴한 물건을 올리거나 중복매물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터무니 없이 싼 허위매물로 수요자들의 구매문의를 유도하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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