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슐린이 간암세포를 성장시킨다?

  • 경제/과학
  • IT/과학

[과학] 인슐린이 간암세포를 성장시킨다?

정상 간세포와 간암세포에서 인슐린 작용 달라져
한림대 박재봉 교수팀, 인슐린 작용 기전 규명해
향후 인슐린 신호전달 차단할 수 있는 항암제 개발 기대

  • 승인 2018-09-30 12:00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그림2(한글)
사진1_박재봉 교수


인슐린 농도가 높은 당뇨환자에서 간암 증식이 더 촉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한림대 박재봉 교수 연구팀은 정상 간세포와 간암 세포에서 인슐린의 작용 기전이 서로 달라, 간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인슐린은 혈액 중 포도당을 글리코겐의 형태로 간이나 근육에 저장해주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이 정상 세포에 작용하는 기전은 활발히 연구됐지만, 암세포에서의 포도당 대사나 암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포도당 대사는 우리 몸속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기본적인 대사다. 식후 포도당은 혈중으로 분비된 인슐린 자극에 의해 세포 속으로 이동되고 혈중 포도당의 농도는 감소하게 된다. 세포 속에서 포도당은 분해가 돼 에너지를 생산하든지, 다른 물질로 전환되든지, 간이나 근육세포에서는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

인슐린은 세포의 성장을 유도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Ras-Raf-MAPK-ERK 경로를 거쳐서 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작용기전이 잘 밝혀져 있다. 그러나 암세포에 대한 체계적인 인슐린의 기능 및 작용 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슐린이 암세포의 당 대사 효소를 조절하는 방식이 정상 세포와 다르다는 것을 규명했다.

정상 마우스에 인슐린을 주사해 혈중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면 3시간 이후 최저치로 감소한다. 이때 간 조직의 피부르산 탈수소효소의 인산화는 감소해 PHD 활성이 증가함으로 포도당의 분해가 촉진된다.

이와 반대로 간암 세포주인 HepG2 및 Huh7세포(간암 세포주)에서는 인슐린이 PDH의 인산화를 증가시켜 PDH 활성을 저해한다. 이로 인해 암세포의 일반적인 성질인 세포 내 젖산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고, 이를 바르부르그(Warbug) 효과로 부른다.

바르부르그 효과는 암세포 산소가 충분해도 인슐린이 PDH의 인산화를 피루브산이 acetyl-CoA로 산화되지 않고 대신 젖산으로 전환돼 젖산 농도가 높은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어떻게 간암세포에서 인슐린이 PDH의 인산화를 촉진하는지 연구했다. 이 결과 인슐린은 RhoA-Rho-kinase(ROCK)-p-Tyr GSK-3β-PDH 인산화의 경로를 따라 이루어지는 것을 규명했다.

또 탈인산화 PDH는 간세포의 성장을 억제했고 세포 성장에 필요한 C-Myc 및 cyclin D1의 발현을 감소시켰다. 뿐만 아니라 타이로신 잔기가 탈인산화 된 GSK-3β도 역시 세포 성장을 억제했다. 이는 PDH의 인산화 및 GSK-3β의 타이로신 인산화가 세포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에 대해 “간암 환자 중 피루브산 탈수소효소의 인산화가 증가된 환자는 항암제를 달리 사용해야 하는 근거가 되며, 이로써 맞춤형 항암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더 많은 종류의 간암세포에서 인슐린에 의한 피루브산 탈수소효소의 활성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 어떻게 비활성화된 피루브산 탈수소효소가 세포의 성장을 조절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후속 연구 계획을 밝혔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3.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4.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5.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