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해 영주 부석사 가는 길. |
장광에 골 붉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졍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것네.
벌써 가을. 출근 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회사 높으신 분이 반갑게 맞이한다. "아이구, 가을이 왔네. 곧 겨울여. 가을 옷 살 겨를이 없어, 바로 겨울 오잖여." 마음이 급해진다. 서둘러 떠나야한다. 깊은 골짜기 계곡 물소리 소근대면 단풍들텐데. 옥빛 가을 하늘 풀잠자리 날갯짓도 한창일텐데 말이다. 세월이 줄달음치는데 난 발가락 까딱이며 시간을 붙들고 노닥거린다. 불현듯 뒤꼍 숲에서 참새 지저귀는 소리에 퍼뜩 잠에서 깬다. 오메, 단풍 들것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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