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역업체 용적률 혜택 실효성 지적" 또 조정될까

"공사 참여비율 60%는 너무 높다" 지적 제기
대전시 "시공사 선정 주체는 조합, 물리적 개입 안돼"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전에 본사를 둔 건설사가 지역 내 정비사업에 참여하면 용적률 인센티브 혜택을 주고 있지만,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대전시는 올해 4월 '2020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변경)' 고시를 통해 기존에 20% 이상 참여할 경우 5%만 주던 정비사업의 지역업체 용적률 인센티브를 참여비율(20%~60%)에 따라 최대 17%까지 받을 수 있게 바꿨다.

이에 따라 공사참여 지분율이 20% 이상이면 5%, 30% 이상은 10%, 40% 이상은 13%, 50% 이상은 15%, 60% 이상이면 최대 17%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 건설사들은 공사 참여비율이 너무 높다고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역건설사의 고위직은 "지역업체 중에서 공사지분을 60%까지 가져갈 수 있는 곳은 2∼3개 업체에 불과하다"며 "더군다나 대기업들은 컨소시엄조차 끼워주려고 하지도 않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참여비율은 더 낮추고 인센티브 혜택은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대전건설협회 차원에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더 강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용적률 인센티브 혜택 조정에도 지역업체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적률 혜택이 변경된 이후 대전에서 6곳에 달하는 정비사업장이 시공사를 선정했지만, 지역 건설사 중에서는 계룡건설을 제외하곤 시공사에 이름을 올린 업체가 없다. 계룡건설은 한진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흥 4구역 사업을 수주했다.

4월 말 총회를 연 서구 도마·변동 3구역은 미라클 사업단(GS·현대·포스코)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용적률 혜택을 무기로 지역 업체인 금성백조가 단독으로 대기업연합과 맞붙었지만 안타깝게 고배를 마셨다.

뒤이어 6월엔 도마·변동 9구역이 한화·한진 컨소시엄에 돌아갔다.

중구 용두동 2구역 재건축사업은 지난 8월 부산업체인 아이에스동서가, 선화 2구역은 이달 초 효성·진흥 컨소시엄이 잇따라 차지했다. 뉴스테이 사업으로 추진되는 대덕구 대화동 2구역은 광주업체인 유탑건설이 선정됐다.

하지만 용적률 인센티브 혜택에 대한 대전시 입장은 달랐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조합원이 주체가 되는 사업이지, 시공사 선정에 대해 물리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지역업체가 역세권 등 분양이 잘될 것 같은 인기 사업지에만 입찰을 신청하고 동구 등 비인기지역에는 입찰 신청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도 꼬집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더 이상 인센티브 상향을 요구하는 건 지나치다"며 "애초에 인센티브를 조정할 때 비인기 구역에도 지역업체가 많이 들어가서 대전 전체가 균형발전 돼야 한다는 취지로 한 것인데, 사업장별로 입찰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