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전규 교육부 차장 |
추석 등 명절은 즐거운 우리의 미풍양속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가족들 간의 갈등을 낳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명절을 치르는 주부들의 80% 이상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명절이 되면 많은 여성들이 이유 없이 머리와 가슴이 짓눌리고, 소화불량, 손발마비,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시댁에 가서 겪을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걱정이 앞서면서 몸이 아파옴과 동시에 우울증까지 드러내는 '명절 증후군'탓이다. 이 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으로 알려진다.
또한 불규칙한 생활, 연휴 기간 과음이나 과식 등으로 생활리듬이 깨진 경우는 일상으로의 적응이 늦어지고, 일은 뜻처럼 손에 잡히지 않기 마련이다.
이러한 명절 후유증에는 특별한 약이 없다. 느긋한 마음가짐으로 생활방식을 조절해 서서히 일에 가속을 붙여 가는 것이 최선이다.
기상시간은 규칙적으로 지키고 일상생활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연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전문의들은 아침에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고 직장에 가서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준 다음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 햇볕을 쬐면서 산책을 하는 것도 피로회복에 좋다고 조언한다. 운동할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렵다면 출근 시 승용차를 이용하기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하루에 걷는 양을 잠깐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들의 생활리듬을 어느정도 회복했다면 고향에 쓸쓸히 남아 계실 부모님들에게 전화를 드려 허전한 부모님의 마음을 위로해보자.
항상 자식들 걱정을 짊어지고 있는 분들이 부모라지만 명절이 되면 고향에 계신 부모들은 자식들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명절이 끝나고 모두들 자기 갈 길로 돌아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고향집은 조용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런 큰 허전함으로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이 자칫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우울증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노인들의 우울증은 본인이 치료를 거부하기 일쑤다. 게다가 가족들의 무관심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휴 마지막 날 자식들의 전화 한통은 부모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즐거웠던 명절 연휴는 끝나고 다시 일상의 시작이다.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생활리듬을 되찾고 차분하게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해보자.
박전규 교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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