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신풍속도] 나홀로 열공·혼밥… '혼추족'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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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신풍속도] 나홀로 열공·혼밥… '혼추족'을 아시나요?

가족 나들이 피하고 도서관서 '자기계발'
단체 사우나 보다 조용한 힐링카페 行
온 가족 회식 대신 편의점 도시락 선호

  • 승인 2018-09-26 10:40
  • 한윤창 기자한윤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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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 충남대 도서관 모습.
민족 대명절 추석을 나홀로 지내는 '혼추족'이 늘고 있다.

명절 막바지, 대전 시내 도처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25일 오후 충남대 도서관에는 자기계발을 위해 '열공'하는 학생들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중간고사 시험기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도서관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서관에서 가장 큰 규모인 3열람실은 380석의 지정좌석과 320석의 노트북 좌석 대부분이 가득 차 있었다. 2~3층 로비에 있는 테이블과 휴게실도 독서실 분위기였다.

도서관 로비에서 만난 임 모(충남대 4학년) 양은 "부모님이 가족 나들이를 가자고 했지만 중간고사와 기업공채 시즌을 앞두고 있어 마음이 불안했다"며 "연휴에 기간에 도서관에 나와 자기계발을 하는 편이 오히려 마음 편하다"고 털어놨다.



같은 날 오후 둔산동 소재 한 힐링카페. 16대의 안마의자가 놓인 이 카페는 이용객 대부분이 30~40대 젊은 여성이었다. 여성 이용객 최 모(38) 씨는 "예전에는 연휴에 시댁 식구들과 사우나에서 함께 피로를 풀기도 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차례 준비를 마치고 나면 남은 연휴에는 홀로 조용한 힐링카페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말했다. 이 카페의 사장은 "평소에는 점심과 퇴근 후 막간을 이용해 방문하는 직장인 단체손님이 많다"면서 "명절 기간이 되면 명절 피로를 풀러 오는 나 홀로 이용객들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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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시청 인근 한 편의점에서 혼밥을 하는 시민들 모습.
오피스텔이 밀집한 시청 인근 편의점은 점심시간에 맞춰 도시락과 샌드위치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붐볐다. 편의점 내 테이블에 앉아 '혼밥'을 하는 20~30대 청년들이 다수였다. 혼밥족 청년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메뉴는 편의점마다 내놓는 추석 한정판 도식락. C편의점에서 만난 유 모(32) 씨는 "복닥거리는 분위기에서 친지들로부터 잔소리를 듣기 보다는 추석을 혼자 보내는 편이 낫다"며 "전과 나물 등 명절 음식을 고루 갖춘 도시락이 있어 연휴 기간 끼니도 문제없다"고 밝혔다. 편의점 업체 GS25와 CU에 따르면 추석 한정판 도시락은 지난해 매출이 2016년보다 각각 580%, 171% 늘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 같은 혼추족 증가 원인에 대해 민윤기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전통적 가족 와해가 가속화되는 과도기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경제적 문제 등 가족 간 갈등 요인이 많은 탓에 홀로 명절을 지내려는 사람들이 느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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