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 충남대 도서관 모습. |
명절 막바지, 대전 시내 도처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25일 오후 충남대 도서관에는 자기계발을 위해 '열공'하는 학생들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중간고사 시험기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도서관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서관에서 가장 큰 규모인 3열람실은 380석의 지정좌석과 320석의 노트북 좌석 대부분이 가득 차 있었다. 2~3층 로비에 있는 테이블과 휴게실도 독서실 분위기였다.
도서관 로비에서 만난 임 모(충남대 4학년) 양은 "부모님이 가족 나들이를 가자고 했지만 중간고사와 기업공채 시즌을 앞두고 있어 마음이 불안했다"며 "연휴에 기간에 도서관에 나와 자기계발을 하는 편이 오히려 마음 편하다"고 털어놨다.
같은 날 오후 둔산동 소재 한 힐링카페. 16대의 안마의자가 놓인 이 카페는 이용객 대부분이 30~40대 젊은 여성이었다. 여성 이용객 최 모(38) 씨는 "예전에는 연휴에 시댁 식구들과 사우나에서 함께 피로를 풀기도 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차례 준비를 마치고 나면 남은 연휴에는 홀로 조용한 힐링카페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말했다. 이 카페의 사장은 "평소에는 점심과 퇴근 후 막간을 이용해 방문하는 직장인 단체손님이 많다"면서 "명절 기간이 되면 명절 피로를 풀러 오는 나 홀로 이용객들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 시청 인근 한 편의점에서 혼밥을 하는 시민들 모습. |
이 같은 혼추족 증가 원인에 대해 민윤기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전통적 가족 와해가 가속화되는 과도기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경제적 문제 등 가족 간 갈등 요인이 많은 탓에 홀로 명절을 지내려는 사람들이 느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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