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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글만으로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잘 전해지지만 그림으로 표현된 아이의 행동과 표정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에는 귀엽게만 생각되던 아이의 모습이 점점 더 간절하고 가슴 뭉클할 만큼 애잔하게 느껴진다.
『엄마마중』은 엄마가 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엄마는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을까. 마침내 전차를 타고 와서 아이 앞에 내려섰을까. 연락할 방법도 찾아갈 방법도 없던 시대, 하염없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의 모습은 읽는 이들의 눈에 슬픔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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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이의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해준다. 쉬지 않고 울려 대는 전화기,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회의, 고장 나 버린 복사기, 산더미 같은 서류, 퇴근길 지옥철 등 발걸음을 붙잡는 많은 요인들에 대해 차분차분 이야기한다. 이 시대 일하는 엄마들의 생생한 일상이다. 책은 엄마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아이에게 '엄마가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전한다.
엄마들의 일상은 여전히 고되지만, 시대만큼 달라진 엄마와 아이의 모습은 희망적이다. 『엄마마중』에서 춥고 코끝을 찡하게 하는 마지막 장면은 『엄마 왜 안 와』에서 엄마 품에 안겨 행복한 아이의 얼굴로 바뀌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믿음이 이뤄지는 풍경이다.
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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