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그리는 두 그림책…『엄마 마중』과 『엄마 왜 안 와』

  • 문화
  • 문화/출판

엄마를 그리는 두 그림책…『엄마 마중』과 『엄마 왜 안 와』

  • 승인 2018-09-22 17:05
  • 수정 2018-09-22 17:12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명절이 되면 고마운 사람들이 떠오른다. 사람마다 떠올리는 존재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 대상이 '엄마'인 이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하고, 웃게 하고 울게 하는 당신에 대한 고마움이 보름달처럼 차오르는 게 이 무렵이다. 그 마음은 시대와 관계없이 무수한 이야기를 빚었다. 1930년과 2018년. 세월을 넘어 '엄마'를 떠올리는 이들이 가슴 뭉클해 할 그림책 두 권을 소개한다.

엄마마중
 보림 제공
작가 이태준이 글을 쓰고 화가 김동성이 그림을 그린 베스트셀러 그림책 『엄마 마중』은 1930년대 전차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이야기다. 차례로 정류장으로 들어오는 전차의 차장에게 아이가 "우리 엄마 언제 와요?" 하고 묻는 게 줄거리의 전부다. 아이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나중엔 전차가 와도 차장에게 묻지도 않고, 코만 새빨개져서 그냥 가만히 서 있다.

짧지만 강렬한 글만으로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잘 전해지지만 그림으로 표현된 아이의 행동과 표정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에는 귀엽게만 생각되던 아이의 모습이 점점 더 간절하고 가슴 뭉클할 만큼 애잔하게 느껴진다.

『엄마마중』은 엄마가 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엄마는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을까. 마침내 전차를 타고 와서 아이 앞에 내려섰을까. 연락할 방법도 찾아갈 방법도 없던 시대, 하염없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의 모습은 읽는 이들의 눈에 슬픔을 채운다.






엄마왜안와
 웅진주니어 제공
2018년 출간된 그림책 『엄마 왜 안 와(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은 엄마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아빠도 엄마도 늦는 그날 밤, 아이는 홀로 집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린다. 읊조리듯 울리는 '엄마 어디야?', '엄마 언제 와?' 하는 아이의 말은 아직 업무가 채 끝나지 않은 엄마의 마음을 더 조급하게 채근한다.

엄마는 아이의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해준다. 쉬지 않고 울려 대는 전화기,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회의, 고장 나 버린 복사기, 산더미 같은 서류, 퇴근길 지옥철 등 발걸음을 붙잡는 많은 요인들에 대해 차분차분 이야기한다. 이 시대 일하는 엄마들의 생생한 일상이다. 책은 엄마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아이에게 '엄마가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전한다.

엄마들의 일상은 여전히 고되지만, 시대만큼 달라진 엄마와 아이의 모습은 희망적이다. 『엄마마중』에서 춥고 코끝을 찡하게 하는 마지막 장면은 『엄마 왜 안 와』에서 엄마 품에 안겨 행복한 아이의 얼굴로 바뀌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믿음이 이뤄지는 풍경이다.

박새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3.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