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초전도전자석은 우리나라 연구진의 기술력으로 세계 최초 개발에 성공했다.
향후 라온 가속기에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세계 차세대 입자가속기에 고온초전도전자석 채택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단은 라온 중이온가속기의 IF(In-fight fragment separator 비행파쇄분리장치)시스템에 고온초전도전자석의 자체 개발 탑재를 추진하고, 시제품을 개발해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곧 본제품 제작에 들어간다.
입자가속기에서 전자석은 입자빔의 방향을 바꾸고 초점을 모으거나 퍼트리는 등 빔을 정밀 제어할 때 사용한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고에너지와 고출력 중이온빔을 탄소표적에 충돌시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라온 중이온가속기 IF시스템은 원하는 희귀동위원소 빔을 분리해낼 수 있는 고성능을 갖추고, 빔이 표적에 충돌할 때 발생하는 방사선 발열에 견딜 수 있는 특별한 전자석이 필요하다.
그동안 세계 각국의 가속기 시설에서는 방사선 발열이 심한 고방사선 구역에 열에 강한 산화마그네슘 절연재 기반 MIC 전자석을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전력효율이 높고 방사선 발열도 일정 수준 견딜 수 있는 고온초전도전자석을 새로운 대안으로 고려해 왔다.
일부 시설에서는 저온초전도전자석을 활용하지만, 방사선 발열로 온도가 올라가 초전도성을 잃는 퀜치(quench)현상이 발생할 우려 때문에 20㎾ 이하 저출력 빔에만 적용했다. 최대 400㎾ 빔 출력을 구현할 라온에는 적용할 수 없는 셈이다.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단은 2015년 1월 한국전기연구원 초전도연구센터와 고온초전도 사극자석 공동 개발을 추진해 2017년 1월 시제품 완성 후 최근까지 냉각특성, 자기장 성능시험, 발열환경 성능시험을 수행해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올 연말부터는 고온초전도 사극·육극자석 본제품 제작에 들어가 2021년 중 완성하고 설치해 시운전에 들어간다.
고온초전도전자석은 초전도전력기기 전선에 상용화되는 희토류 바륨구리산화물 고온초전도체로 제작된다. 절대온도 9K(섭씨 영하 약 264도) 이하 극저온환경에서만 초전도현상을 보이는 저온초전도체와 달리 ReBCO 고온초전도체는 상대적으로 높은 절대온도 90K(섭씨 영하 약 233도) 기체헬륨 냉각시스템을 하나로 통합, 고온초전도전자석 7기를 40K 저온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고온초전도전자석의 가장 큰 특징은 적은 발열에도 초전도성을 잃어버릴 수 있는 저온초전도전자석과 달리, 고온초전도전자석은 방사선 발열로 인해 다소 온도가 올라가도 초전도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점이다.
권영관 장치구축사업부장은 “세계 최첨단 라온 중이온가속기의 구축은 전에 없었던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이다. 고에너지, 고출력 빔을 고온초전도전자석으로 제어하는 기술은 라온의 성공을 계기로 전 세계 차세대 입자가속기에서 널리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형중이온가속기 라온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신동·둔곡지구에 구축 중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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