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시장 찾기에 바쁜 신용카드 업계를 중심으로 '부동산 임대료 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생소할 뿐 아니라 오히려 수수료 부담 탓에 임대료만 더 올리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없지 않다.
매달 입금하는 부동산 임대료는 통장이체 등 현금결제가 대부분이었지만, 체크카드 선호 추세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신용카드 업계가 영업 다변화를 위해 '임대료 결제'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Online payment and shopping concepts. 게티이미지뱅크 |
할인액이 크지는 않지만 당장 현금결제가 부담스러운 임차인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대전 서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개인사업자들은 월수입도 들쭉날쭉"이라며 "수입이 적은 달에는 카드로 낼 수 있게 하는 등 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도 조만간 계열사인 롯데건설의 자산운용서비스 '엘리스'를 통해 임대료 납부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공공임대주택은 임대료 신용카드 납부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LH 공공임대료 수납 건수는 전체 12.8%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간 부동산 임대료를 카드로 결제하면 임대료는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임대업자는 카드사에 2%가량의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카드로 결제하면 임대업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임대수입이 모두 공개되는 셈이다.
한 임대업자는 "세입자가 임대료를 카드로 내겠다고 하면, 카드사에 수수료를 내야 하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손해다. 수수료 만큼 임대료를 올려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월 카드로 임대료를 자동 결제하면 입금 지연때문에 신경 써야 하는 불편은 줄어든다는 장점은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한편 국회에는 부동산 임대료 결제와 관련한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지난 7월 대표발의한 '상가임대차 보호법' 일부 개정안에는 부동산 임대료를 현금 또는 신용·직불·선불카드로 낼 수 있도록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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