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조훈희 기자 |
이번 회기는 시의회 의원 22명 중 16명에 달하는 초선의원들에겐 사실상 의정활동 '데뷔전'이나 다름 없었다.
이들이 제8대 대전시의회에서 첫 정례회를 경험한 것은 성과가 있다. 4년의 임기 동안 꾸준히 정례회를 치르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 셈이다. 초선의원들에게 첫 정례회는 '부담'이었을 것이다. 대전시민과 시정 발전을 위한 조례안이 이들의 손에 달려있는 만큼 의원 본인들의 판단 여부에 무게감을 느꼈을 법도하다.
초선 의원들을 챙기고 모범을 보여야 할 재선 이상 의원들도 이번 회기는 '초심'(初心)의 중요성을 곱씹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시의회에서 정례회는 시민 불편 사항을 다방면으로 검토해 대안을 만들어내야 하는 자리다. 이번 회기에서 의원들이 각종 현안사안에 대해 연구해 '신발끈'을 조이며 임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어느정도 성과도 있었다. 시의회는 이번 회기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건립 반대 결의안, 대전시 국제문화교류 진흥조례안 등 의안을 발의하고, 집행기관이 발의한 의안에 대한 검토했다. 또 행정사무감사계획서도 채택했다.
물론 정례회 동안 모든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이번 정례회에서 펼쳐진 인사청문간담회를 두고 시의회는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받았다. 한 시의원은 당시 설동승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내정자에 대해 질의보단 오히려 치켜세우는 발언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준비해 온 인사청문회에서 밋밋한 질문만 일관하다가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하자 '맹탕 청문회'라는 논란도 함께 나왔다. 이 때문에 극단적 여대야소(與大野小) 지형에서 결국 '거수기 의회'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초하기도 했다.
이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때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했다. 제8대 의회 개원 이후 첫 정례회 '학습효과'를 지렛대 삼아 대전시의회는 다가오는 정례회와 행정사무감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행감은 오는 11월 6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하나마나 한 행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시의원들이 사력을 다해야 하는 대목이다.
시의원은 시민대표 기관이다. 실효성 있는 행감을 진행하고 시민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집행부와의 협치도 중요하지만, 견제와 감시가 시의원의 본연의 임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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