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동행취재] “어머니가 만드시던 한과, 전통의 맛 지켜내는 비결은 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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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동행취재] “어머니가 만드시던 한과, 전통의 맛 지켜내는 비결은 손맛”

청양 구기자 칠갑산 한과 올해로 공장 가동 20년
기계 설비 들여놨지만 여전히 수작업이 대다수
설과 추석 명절에만 대목… 수출과 신제품 출시 박차
롯데백화점 대전점 “수출과 포장 기업 어려움 도울 것”

  • 승인 2018-09-17 15:08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구기자 칠갑산 어머니 한과-01
“명절에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 365일 한과를 즐겨 먹었으면 좋겠어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청양 구기자 칠갑산 어머니 한과’ 공장에는 기계도 사람도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올해 추석 롯데백화점 대전점으로 첫 납품을 시작할 뿐 아니라,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추석 장터에 보낼 물량을 맞추느라 점심시간이 다가와도 멈추지 않았다.

오동통한 한과가 되기 직전의 상태인 일명 ‘밴디기’를 깨끗한 기름에서 일정한 온도로 25~30초간 튀겨내고, 다시 한과를 옮겨 쌀 튀밥과 깨를 묻혀 낱개 포장을 위해 한과 하나하나를 기계에 밀어 넣어야 한다. 포장된 한과는 또다시 수작업으로 선물상자에 고르게 담아낸다.



찹쌀가루와 구기자 가루로 만든 밴대기는 올 초에 만들어 저장해 놨다지만, 한과 한 개가 완성되기까지는 이렇게 수많은 사람의 손과 손으로 이어질 정도로 정성이 담겨있다.

청양 구기자 칠갑산 한과(대표 민근기)는 올해로 20년이 됐다.

사실 손맛 좋은 어머니가 명절마다 수제로 만들어 팔던 경력까지 더한다면 20년의 곱절을 한과와 함께해온 가족기업이다.

어머니의 손맛을 지키고 싶었던 아들 민근기 씨는 아내와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서울에서 청양으로 내려왔다. 그때부터 공장식 설비를 가동하되, 어머니의 한과 맛을 지키기 위해 여전히 사람의 힘으로 하는 공정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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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를 튀기기 직전의 상태인 밴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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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는 혀보다도 간사하다.”

수십 년 동안 한과를 만들어 온 어머니의 말씀이다. 기름 온도가 1~2도만 달라도 밴대기가 제대로 부풀지 않는단다. 올해처럼 긴 더위가 지속되면 외부 온도나 습도의 영향을 받아 바삭한 맛을 내기도 어렵다. 그만큼 한과는 예민하고 까다롭다.

민근기 씨 부부도 시행착오를 수도 없이 거쳤다. 어머니의 말씀, 그리고 이론과 실전 경험이 수년간 더해진 끝에야 명품 한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게 됐다.

하지만 한과 업계는 예전만큼 호황은 아니다.

설과 추석이 아니면 대목이 없다. 민 대표가 한과 수출을 모색하고, 인절미 과자, 굽는 한과 등 새로운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는 이유 또한 이런 연유다.

민근기 대표는 “가족기업이다 보니 수출이나 포장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어머니의 맛, 전통을 지켜간다는 자부심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수출과 일상 속에서 한과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개별 포장해 판매한다. 한과는 명절음식이라는 편견이 있다. 한과는 우리 곡식으로 만든 좋은 디저트 개념으로 바라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청양 구기자 칠갑산 어머니 한과의 제품은 가깝게는 롯데백화점 대전점과 온라인 주문, 지역 장터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

손을경 롯데백화점 대전점장은 “지역 업체 제품은 맛과 품질 면에서 매우 우수하다. 롯데백화점은 지역 우수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이나 포장, 판매 디스플레이 등 기업의 애로사항을 적극 도울 수 있도록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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