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알려진 대전 도안지구 갑천친수구역 1·2블록의 개발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안신도시 유성권 최고의 입지와 희소성 높은 신규택지인 데다, 개발방식을 놓고 대전도시공사와 민간 건설사 등이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사업지이기 때문이다.
우선 갑천친수구역 1·2블록은 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공영개발과 토지를 매각해 민간이 직접 시행하는 민영방식이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다가 권선택 전 대전시장이 재임하던 지난해 5월 '대전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 조정위원회'가 민영개발 방식으로 결정해 공식 발표했었다. 물론, 수차례의 회의와 토론 등 격론 끝에 결정된 사안이었다.
하지만 권선택 전 대전시장이 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한 지 3개월여만인 올해 2월 '민·관 공동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과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개발사업 백지화 시민대책위원회가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 협약을 체결하면서다. 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최대 현안사업 계획이 수정되자, 건설업계 등이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민선 7기 허태정 시장 체제가 출범하자, 또다시 변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유영균 도시공사 사장이 허태정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갑천 1·2블록 사업에서 도시공사의 참여비율을 더 높여달라고 건의하면서부터다. 신도시 개발 이익을 구도심에 투자하겠다고 하자, 허태정 시장 또한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언급했다.
민영개발, 민·관 공동개발, 공영개발은 성격이 다르다.
민영개발의 경우 도시공사가 건설사에 토지를 매각하고 모든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라는 장점이 있지만, 분양가가 높아질 수 있다.
민·관 공동이라면 도시공사는 시행을, 건설사는 시공을 맡게 된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들어설 가능성이 있고, 도시공사와 민간 건설사가 지분율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공영개발로 한다면 갑천 3블록처럼 도시공사가 시행사가 되면서 건설사는 공사비만 받고 시공만 하는 구조다. 모든 수익은 도시공사에 돌아간다.
허태정 시장과 도시공사의 움직임에 대해 건설업계를 비롯해 지역경제계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갑천 3블록 분양에서 도시공사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1·2블록까지 욕심을 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공기업이 수익을 너무 따라가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A 건설사의 임원은 “개발방식이 너무 자주 변경되는데, 모두 도시공사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뀐다”며 “공영개발로 추진하려면 모두가 수긍할 이유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전시와 도시공사 관계자는 "1·2블록 공영개발은 여러 가지 선택지 중의 하나일 뿐,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협의체를 통해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대전시에 가장 득이 되는 쪽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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