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중앙 로비에 있는 프랙탈 거북선 모습. |
13일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중앙로비에 있는 5~6개의 '프랙탈 거북선'의 모니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모니터의 전원이 자주 켜지지 않는 문제다. 백남준 작품 보존의 국내 최고 권위자 이정선 마스터아트 대표가 지난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보존처리했지만 다시 고장이 시작됐다. 고장 발생 시점은 대전시립미술관이 '프랙탈 거북선'을 대전 비엔날레 개막일인 7월 17일에 맞춰 9시간 가동한 이후부터다. 작품 보존 문제로 2015년 중 하루 4시간 가동을 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가동시간을 5시간 늘린 것이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과 고장 우려로 미술관에서는 7월 초·중순께 '프랙탈 거북선' 가동 시간 단축과 관련된 내부 회의를 열었지만, 하루 5시간으로 실제 단축이 이뤄진 날은 지난달 7일이다. 지난달 초 일부 모니터의 오작동 사실을 확인하고 단축 가동을 실시했다. 고장 우려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오작동 발생 후에야 조치를 취한 셈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300여 대의 모니터로 구성된 '프랙탈 거북선'은 1993년에 제작된 작품"이라며 "6월 말 고장 난 모니터를 모두 수리했지만 워낙 오래된 제품인 탓에 다른 모니터가 다시 오작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작품의 장시간 가동 시간에 대해서 "지난해부터 미술관에 보존전문가가 근무하면서 작품 관리가 더 전문화됐다"며 "장시간 가동에 따른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작동 중인 모니터들은 빠른 시일 내 수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술관 관계자는 "보존처리는 비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근무자들이 '프랙탈 거북선'을 자주 모니터링하면서 시점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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