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개관한 서구관저문예회관 모습. |
올해 서구관저문예회관이 기획한 공연들은 장르 다양성이 부족하다. 전체 40편의 기획공연 중 클래식 기반 공연만 16편에 달한다. 록·팝·가요 등의 음악 장르 공연은 없는 실정이다. 음악 이외의 영역에서는 상주단체인 무용단 공연 8편과 연극 3편이 있지만 퍼포먼스나 발레, 토크콘서트 등의 다양한 공연이 열리지 않고 있다. 다른 시·도 자치구 문예회관의 경우 인디밴드가 진행하는 필름콘서트가 열리는 은평문화예술회관과, 낭만이라는 콘셉트로 출연진과 프로그램을 구성한 노원문화예술회관 등이 참신한 기획을 내놓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른 시도 문예회관에서는 실력 있는 연주자 내지 극단의 유료공연을 적극 유치하고, '문화가 있는 날' 공모 사업에 신청하고 있지만 서구관저문예회관에는 이러한 계획이 부재하다. 문예회관 관계자는 "서구관저문예회관은 대관을 주로 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근무자들의 전문성도 부족한 형편이다. 6명의 정직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전문 자격증 보유자는 음향감독 한 명에 불과하다. 학예사나 공연기획 관련 자격증 소지자는 전무하다. 2012년 준공됐지만 지난해에야 문예회관 홈페이지가 개설됐고, 근무자들의 적극적 대처 미비로 홈페이지에는 예매좌석 수 제한에 대한 불만과 공연 중 음향에 대한 비판이 게재되고 있다. 이중 일부 민원 게시글은 아직 공식 응답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태다.
문화계 전문가들은 자치구 문예회관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한다. 김석홍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이사는 "자치구 문예회관이 전문성 기하지 않고 비슷한 프로그램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문예회관이 추구하는 성격에 맞는 공연과 문화 기획을 마련하는 데 포커스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의 전문성 부족과 주민 불만 비판에 대해 관저문예회관 관계자는 "각 분야의 근무자들이 일과 연구를 병행해 부족한 예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용객의 민원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에서는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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