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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화두는 극단의 예산 규모다. 시에 따르면 앞으로 창단될 시립 극단은 타 시도와 비슷한 10억 원 안팎이다. 극단 우금치의 류기형 대표는 "연극인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시립 극단을 만드는 취지는 좋다"면서도 "무용단 같은 다른 시립 예술단과 같은 규모로 창단해야 연극인들이 일자리 기회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5년 경력의 한 청년 배우는 "시립 극단이 창단되면 적어도 지역을 대표하는 뮤지컬이나 연극 하나쯤은 제작해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지역 특색을 담은 대표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예산 규모가 아쉽다"고 말했다.
시립 극단 창단에 따른 민간 극단과의 상생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30대의 한 프리랜서 배우는 "대전 연극계에서 전업 연극인은 50명 정도인데 유명세가 있는 연극인은 20~30명"이라며 "시립극단 창단으로 민간 극단은 좋은 배우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우려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상생방안과 관련해 시립극단이 새내기 연극인 교육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이인복 아신아트컴퍼니 대표는 "국립극단의 운영방식처럼 좋은 작품 제작과 더불어 신진 연극인 교육 기능을 시립 극단이 담당할 필요가 있다"며 "신진 연극인 교육기능을 해낸다면 시립 극단이 민간 극단과 상생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단 창단을 추진하는 시에서 지역 연극인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 연극 관계자는 극단 소속 연극인뿐 아니라 학계와 평론가까지 다양하다. 류기형 대표는 "시에서 다양한 연극인의 제안을 복합적으로 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복영한 대전연극협회장은 앞으로 협회 회원을 비롯해 비회원 연극인까지 포함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귀담아 듣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 연극인의 우려와 바람에 대해 대전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아직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립 극단 구성을 구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연극 관계자를 초청해 토론회를 여는 방법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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