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청장으로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소감을 말해달라.
▲취임 초 태풍 '쁘라삐룬'으로 구민들의 안전을 사수하고자 현장 곳곳을 누볐다. 다행히 피해도 없었고 취임식 같은 허례의식 없이 일에 전념할 수 있었던 터라 오히려 고마웠다. 폭염으로 인한 가뭄 문제도 심각했는데 이러한 점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당시 동구청 직원들도 똘똘 뭉쳐 노란색 민방위 복장까지 갖춰 입은 채 대책을 강구해 재난을 잘 넘길 수 있었다고 본다.
23만 동구민들께는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선거에서 보여주신 변화를 바라는 열망을 항상 되새기면서 무소의 뿔처럼 뛰겠다. 20년간 시·구 의원으로 동구의 발전을 이루고자 헌신했던 부분을 인정해주셨다고 생각한다. 그간 중앙 부처와 국회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초당적인 협력도 약속받았다. 앞으로도 '동구 발전, 더 늦어져선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일하겠다.
- 동구를 이끌어 나갈 방향과 철학을 말해달라.
▲주민과 함께 지역발전을 이루고자 신바람 나게 달리겠다는 의미에서 구정 슬로건을 'Exciting 동구'로 정했다. 큰 틀에서 '새로운 가치의 동구! 신바람 나는 동구민!'과 함께 '현장중심의 열린 행정, 구민이 함께하는 공정 행정, 미래를 여는 혁신 행정'이란 방향을 설정하고 항상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세부적인 목표로는 ‘신바람 나는 풍요로운 경제’, ‘일과 삶이 함께 숨 쉬는 행복한 세상’, ‘나눔으로 하나 되는 행복한 복지’, ‘안전하고 삶이 쾌적한 동구’, ‘미래의 꿈과 희망의 사다리 교육’, ‘자연 그리고 전통과 문화가 빛나는 동구’ 6가지를 설정했다.
- 중점 공약으로 관광 동구 조성을 내세웠는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대전 방문객 수가 1년에 470여만 명이라고 한다. 동구는 대전역과 터미널이 들어서 있는데도 입지적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동구에 오는 사람은 이중 1.1%, 5만 여명밖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줄어드는 현 시점에서는 유동인구인 관광객을 늘려야 한다고 보고 조직개편으로 '관광문화체육과'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이 안에 국비·시비·민자·외자 등 유치팀도 꾸리고 싶다.
현재 관광 도시로 거듭나려면 기존의 관광자원을 하나로 스토리텔링해 잠시 다녀가는 곳이 아닌 머무를 수 있는 관광도시로 조성하는 게 최대 관건이다. 대전은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주거, 상업, 행정 기능 등이 집중돼 지금의 인구 150만의 광역시로 발전할 수 있었다. 철도 시설물, 철도 변천 과정, 역사 등을 호국철도로 부각해 현재와 미래를 잇는 관광테마 프로젝트로 개발할 계획이다.
앞으로 조성될 대한민국 1호 식장산 숲정원과 세천역 등을 전국 최장의 벚꽃길(26.6Km)인 회인선과 연계해 관광코스로 만들고자 한다. 대전역에는 철도박물관 유치, 호국철도 역사공원 등으로 호국철도 관광메카로 조성하고, 산내 곤룡골 추모공원 조성으로 6.25전쟁과 미국과 UN연합군의 대전지구 전투를 더욱 알리고자 한다. 또한 우암사적공원을 인문학 메카로 키우고, 이사동 한옥마을의 세계적인 유물, 유적지로의 승화 사업 등을 추진하고자 한다.
- 국립철도박물관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계신다. 대전에 꼭 국립철도박물관이 와야만 하는 이유가 있나.
▲대전은 1905년 경부선 철도가 들어서면서 생긴 도시다. '철도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 본사도 대전역에 있다. 대전이 인민군에 포위됐을 당시 포로가 된 미군 제24사단장 딘 소장을 위해 기관차를 몰고 구출작전에 뛰어들었다가 순직한 고(故) 김재현 기관사의 일화도 있다. 故 김재현 기관사의 희생정신을 스토리텔링화 한다면 국립철도박물관의 의미를 더할 수 있다. 여기에 호국역사공원까지 조성하면 후세들의 귀감이 될 장소로 충분하다.
남북경협을 통한 유라시아 철도 실크로드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어 철도 교통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철도박물관 유치는 철도 도시로서의 대전을 공고히 하고 남북평화를 상징하는 철도의 본산이 될 수 있는 기회다. 만반의 준비를 갖춰 언제든 유치 사업이 재개되더라도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대전역세권 개발을 이뤄낼 구체적인 복안이 있나.
▲대전역세권은 대전시 관문인 만큼 우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대전역 일원에 호국철도 역사공원을 조성하고 6.25전쟁에서 대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박물관 등 체험전시시설을 통해 철도 관광문화의 메카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외에도 공영특수법인(SPC) 설립과 대전 역사 내 종합민원센터 설치, 대전 블루스 축제 개최, 문화 예술 특화거리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 동구는 복지대상자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복지시스템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나.
▲기존의 복지시스템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민선 7기 특수시책으로 나눔 냉장고와 빨래방 운영을 시행 중이다.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 더욱 확대 운영하고자 한다. 지난 3일 사회적 약자 돌봄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한 동장간담회를 개최해 운영방안과 의견 수렴 시간도 가졌다.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긴급돌봄서비스를 확대 운영하고자 한다. 현재 각 동에서 운영되고 있는 동 주민센터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민·관 지역복지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이 없는지 살필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7개 동 주민센터에 설치한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을 올해는 16개 전 동으로 확대 운영해 현장 중심의 복지서비스를 실시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자원봉사센터 기능을 강화하고 웰리빙, 웰다잉 프로그램 도입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한다.
- 동구 인구가 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늘긴 늘었다. 그래도 아직 목표하는 바에는 닿지 못했다. 현재 인구가 23만 명 조금 못 미치고 있는데 25만 명까지 생각한다. 새로운 정부 들어설 때마다 뉴스테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이 시행되고 있다. 동구와 같은 원도심에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을 실시해 아파트를 짓는 방식은 인구 유입에 있어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현재 동구는 정주인구보다도 유동인구를 늘리는 게 급선무다. 중앙시장 같은 경우에는 거주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유동인구라도 많이 끌어오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이름 석 자보다 한 일이 더 오래 기억되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 20년 간 시·구 지방의원으로 준비하고 꿈꿔온 동구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현실화하겠다.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고, 동구 발전을 위해서 나아가야 할 일도 많다. 먼저 발로 뛰며 잃어버린 동구의 영광과 자존심을 되찾겠다.
대담= 박태구 사회부장, 정리=전유진 기자
■황인호 청장은
- 1998년 7월 ~ 2014년 6월 제3대, 4대, 5대, 6대 대전시 동구의회 의원
- 2010년 7월 ~ 2012년 6월 제6대 대전시 동구의회 의장
- 2014년 7월 ~ 2018년 3월 제7대 대전시의회 의원
- 2014년 7월 ~ 2016년 6월 제7대 대전시의회 부의장
- (전)대전시의회 국립철도박물관유치 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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