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중동 경제위기와 대덕의 민간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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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중동 경제위기와 대덕의 민간협력

최종인 한밭대 교수.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 승인 2018-09-10 10:57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2018-최종인
최종인 한밭대 교수.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국제과학단지컨퍼런스(IASP)가 올해는 이란의 옛 왕조 수도인 이스파한에서 지난 2일부터 4일간 개최됐다. IASP 컨퍼런스가 2010년 5월 대전에서 개최된 바 있어, 여기서 만난 외국 전문가와 관료들이 대덕특구를 잘 기억하고 있었다. 주최기관인 이스파한 사이언스타운(ISTT)은 이란 최대의 과학단지로 대덕특구와도 교류가 많은 편이다. 특히 2008년부터 시작된 한국형 과학기술단지(STP) 모델 연수 프로그램을 2주간 이수한 관리자만 해도 전세계 수백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자국의 과학연구단지의 대표가 된 사례가 여럿 있으며, 이란에도 여러 명이 대표를 하고 있어 대덕특구는 좋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었다. '세상의 절반'이란 의미를 가진 이스파한은 테헤란에서 자동차로 5시간 남쪽에 있으며, 이란의 중앙에 위치한 옛 왕조의 수도이다. 이곳에는 이맘 광장, 400여년된 방크(VANK) 아르마니아 교회, 시오세폴 다리 등 역사적 유물이 많아 미국과 유럽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도착한 1일 새벽에 1달러에 10만 리알을 환전해 그 크기에 익숙지 못했다. 그런데 이 환율이 작년 말에는 3만 8000 리알(Rial) 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20년 전 우리나라의 IMF 외환위기 때, 미국에서 공부하며 1달러 800원대가 2000원까지 올라가 힘든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 나흘 뒤 환전할 때는 1달러에 14만 리알을 받아 또 한 번 놀랐다. 현지에서 만난 교수는 자신의 월급이 달러로 계산할 때 1년 만에 1700불에서 600불로 그 가치가 3분의 1로 떨어졌다고 불평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미국이 2016년 1월 '이란 핵합의'(JCPOA)를 이행하면서 제재를 완화한 지 2년 7개월 만에 제재를 재개한 데 있다. 이 발표 안에는 미국의 이란 석유산업 등에 대한 제재가 포함됐으며, 올 11월부터 시작된다. 미국은 동맹국들에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을 촉구했고, 면제를 요구하던 일본 정유업계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란산 원유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며칠 전 발표했다. 현지에서 만난 우리나라 기업체 주재원들도 곧 필수인원만 남기고 철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란의 석유수출국 중 우리나라는 중국, 인도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우리 입장에서도 원유수입국가 중 사우디, 쿠웨이트에 이어 3위인 이란에서 약 10% 정도를 수입한다. 올 겨울에 유가가 90불까지 갈 것이란 예측도 있어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란 돈, 리알(Rial)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관광객들에게 유리하지만, 이곳 서민들의 물가고와 생활고는 큰 편이다. 의약품, 공산품 등 수입품 등의 가격이 오르고, 합작투자사들이 하나둘 철수하기 때문이다. 또 소비가 큰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의 관광객도 많이 줄고 있다.



이번 국제과학단지컨퍼런스의 주제는 개방혁신과 지속가능성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국가나 도시는 '제한된 범위'내에 개방혁신에 머물고 있다. 제재 이후에 국내기업의 현지진출에 도움을 주려면 대덕특구가 그동안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문가 및 학술 교류 등을 통해 위기 속 양국 간 협력채널 다양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최종인 한밭대 교수.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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