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 때 시골에서 살아서인지 이 시를 읽으면 추억들이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여왕보다 더 행복한 느낌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싱싱한 풋내가 나는 밭에서 토마토를 따 먹던 일, 향그런 오이를 따 먹던 일, 때로는 무도 뽑아 이로 껍질을 벗겨 먹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욕심보다는 소박함이 컸습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이야기한 심리학자입니다. 그에 따르면 무의식 작용은 사람이 그것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더라도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린 시절이 부분 부분 생각나는 제 무의식 속에서 저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크게 작동을 했나 봅니다.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무의식 속에서 자극이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담 사례 하나 들어볼게요. 퇴직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염소 키우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대기업 월급 사장님이 계셨습니다. 물론 가족과 가길 원했죠. 그런데 부인은 절대 NO. 이혼을 하고 가라. 손자 손녀 자식, 아이들도 보고 싶을 때 가까이서 만나야하고~ 교회도 가야하고~ 친구들도 만나야하고~ 아프면 병원에도 빨리 가야하는데~ 모든 것이 다 맞지 않고 싫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시골에 가서 살게 되면 여왕보다 더 행복한 생활이 아니고 하녀로 살게 될 두려움 때문이었어요. 물 한 컵도 갖다 달라고 명령을 하는 남편님을 모시고 살기에 인생은 짧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수회기 상담 후 이혼은 안 하고 따로 살기로 했어요. 주말 부부는 아니고 월말부부도 아니고, 명절 때나 생일 때 만나자는 합의를 했어요. 그 후 각자 자유로운 영혼으로 잘 살고 있습니다. 상추가 맛있을 때 고구마 캤을 때도 만나면서 아내는 여왕보다 남편은 왕보다 더 행복하다고 합니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해가 되면서 공감과 소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제가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쉼, 휴식을 말하는 것입니다. 소박한 삶에서 찾는 평범한 행복, 자유로운 삶을 말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삶은 어떤 것일까요? 일주일 중 5일은 공자처럼 열심히 살고 주말 이틀은 노자처럼 여유의 시간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도 여러분 자신을 찾아 긍정적인 행복감을 느끼셨길 바랍니다.
김종진 심리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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