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112로 신고 할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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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112로 신고 할 때마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9-09 10:55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112, 119 등은 위급한 상황에서 국번 없이 거는 신고전화다.

112로 신고하면 경찰관이 출동하고, 119로 신고하면 소방관이 출동한다. 신속하기가 이를 데 없다. 그런데 이 신고에는 언제나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뒤따른다. 왜 그런가? 대민 봉사의 일선에서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친절'과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긴급 전화 얘기 좀 더하고 필자가 겪은 고마움을 이야기 해야겠다.

비상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도입한 전국 공통의 전화번호112와 119. 화재와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또는 범죄 현장이나 사고를 신고할 때 사용하는 전화번호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35년 처음 화재 신고용으로 119가 사용된 이래, 112, 113 등 여러 번호가 사용되어 왔다. 그러다가 2016년 10월, 기존의 전화번호를 통합하여 재난 신고는 119, 범죄 신고는 112로 일원화했고, 긴급하지 않은 민원신고나 문의는 110번으로 통합 운영하기 시작했다.

112번호나 119번호는 화재와 같은 재난이나 범죄의 신고 등을 위해 특별히 설정한 비상 전화번호이다. 그래서 민원전화나 일반 민원용 전화번호와는 다르다. 긴급한 경우에 관계기관의 담당자에게 직접 연결되는 짧은 전화번호로 운용되며, 유관기관에는 해당 담당자가 연결, 인계하도록 되어 있다.



필자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112로 신고를 하고 나면 고마운 마음이 가슴 깊은데서 번지기 시작한다. 경찰관들의 친절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80평생 살아오면서 112전화를 네 차례 이용한 기억이 난다. 모두 내 아내를 찾아 달라는 신고 전화였다.

그러니까 2018년 9월 4일. 필자의 아내는 치매 4등급 환자다. 주간보호센터도 주 5일 이용할 수 있고, 돌보미 복지사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오늘도 둔산 주간보호센터에 가는 날이다. 8시 20분에 차가 와서 환자들을 데려가고, 오후 5시에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에 데려다 준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밥을 안치고, 국을 끓이고, 건강 보조식품 챙겨 먹이고, 머리를 감겨주고, 칫솔 챙겨 이를 닦게 도와주는 것이 아침마다 일어나는 일과다.

그런데 오늘은 기운이 없다고 일어나질 않는다. 나도 오늘은 효문화 진흥원에 봉사활동 하러 가는 날이다. 주간 보호 센터에 전화를 걸어 오늘은 오지 말라고 한 다음 아침상을 식탁에 차려 놓고, 깊이 잠든 모습을 보고 출근을 서둘렀다.

11시쯤 되었을 때 아무래도 궁금했다. 경비실 아저씨께 전화를 걸어 우리 집에 좀 가보라고 했다. 우리 집 키 번호는 경비실에 기록돼 있기에 언제든 확인이 가능했다.

잠시 후 아저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112로 전화를 걸게 된 것이다.

112를 자주 이용하다보니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그것은 112에 동원되는 경찰관들은 모두가 친절하다는 것과 조급한 신고자의 마음을 헤아려 일을 신속하게 처리 한다는 것이다. 관계 지구대와 연계하여 일을 처리하는 것도 그렇고 신고자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에서도 마음이 든든했다. 정치권은 좌파 우파 갈라져 민심을 헤아려주지 않으나 이들 경찰의 세계는 '민중의 지팡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신고만 하고 나면 경찰관들이 모든 걸 동원하여 해결해 주기 때문에 마음이 놓이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며칠 전에는 언덕에서 굴러 내려오는 택배 차량을 경찰관들이 순찰차에서 내려 온몸으로 막아 큰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 했다는 기사를 본 일이 있다. 이른바 '3인조의 슈퍼맨'이라는 기사. 지난달 강원도 삼척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일어난 일로, 당시 갓길에 세워져 있던 택배 차량이 사이드 브레이크가 채워지지 않아 언덕에서 구르고 있었던 사건이다.

살신성인하는 경찰관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오늘 출동한 유등 지구대의 한기봉 경감과 이우식 경사, 그리고 차신규 주임과 유차균 경위, 또한 갈마 지구대의 강대근 경감과 이상호 경위와 김정교 순경.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찾은 아내를 제 품에 돌려주고 유유히 사라지는 순찰차의 뒷모습을 보며 치안과 민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경찰관들이 밤 잠 안자고 지켜주고 있기에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감사하지 않을 수 없고 고마워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모든 경찰관들이 고마운 것이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용복-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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