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마케팅공사에서 운영하는 체험형 여행프로그램 '공정관광'. |
대전마케팅공사에 확인해본 결과 올해 6월부터 운영하는 '공정관광'의 6개 여행 프로그램 중 절반은 체험 프로그램이라고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프로그램마다 체험형 여행을 표방하고 있지만 체험 요소가 부족한 경우가 다수다. 'Now we are going to Daejeon'은 원도심 투어 중 국궁체험을 한 번 하고, '원도심 구구뚜뚜'는 공예 만들기 과정을 거쳐 가는 정도다. '2018 근대를 걷다'는 먹거리 체험을 강조하지만 능동적 활동을 의미하는 체험 여행의 기준에는 맞지 않다.
1억 1천만의 시비가 투입되는 시티투어에서도 체험여행은 찾아볼 수 없다. 크게 6가지 투어 영역이 있지만 대전의 명승지 등을 둘러보는 코스만 있을 뿐 체험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계족산 황톳길 투어를 제외하곤 모두 관람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시티투어는 개설 이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시에서는 트렌드를 반영한 시도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시 도시재생과로부터 수탁해 대전의 한 체험여행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대전스토리투어'도 체험 요소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총 9개의 투어 코스 중 체험형은 하나에 불과하다. 올해 문화예술체험 코스를 신설했지만 조합 측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등록률이 절반에 그치고 있다. 공예품 제작 체험도 실을 감고 글씨를 쓰는 단순한 작업이다. 이 조합의 대표는 "대전은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과 콘텐츠가 부족하다"며 "체험형을 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관광 전문가들은 대전의 체험여행이 아직 초보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체험을 표방할 뿐 관람형 여행 프로그램 기획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공모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라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전스토리투어는 10월까지 공정여행은 연말이면 종료되는 공모 사업이다.
장인식 우송정보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대전의 체험여행 프로그램들은 아직 콘텐츠도 충실하지 않을뿐더러 공모 사업으로 운영돼 지속가능성도 부족하다"며 "내년 대전방문의해를 기점으로 대전 관광이 발전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내실 있는 체험 여행 콘텐츠가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아직 구체적인 발전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시작된 공정관광을 포함해 대전의 체험형 여행 프로그램은 이제 시작단계로 발전이 필요하다"며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앞으로 체험형 요소를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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