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과학부 원영미 기자 |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집값 뉴스를 들으면 이제 짜증이 난다는 사람도 있다.
이유는 "왜 몇 년 전에 서울에 집을 안 샀을까. 그때 살껄…"이라는 마음 때문이란다.
서울에 사는 한 지인의 남동생은 불과 2년 전쯤 서울에 4억원 정도 주고 샀던 집이 지금은 두 배 넘게 올랐다고 했다.
또 계약금까지 받았다가 두 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돌려줬는데, 얼마 후 위약금으로 준 것보다 집값이 두 배나 오른 사례도 있더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혀를 내두른 적도 있다.
서울의 집값 상승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차라리 수도권이나 지방에 있는 부동산을 정리하고, 서울에 한 채만 가지고 있는 게 낫겠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대전도 집값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특히 도안 신도시 집값 추세를 보면 이게 대전 얘기인가 싶을 정도로 그 속도가 무섭다. 도안은 갑천 3블록 분양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세에 들어선 모양새다. 웬 만큼 입지가 괜찮은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이제 4~5억은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자 주변에서는 "은행에 저축해서 돈 벌긴 틀렸다. 돈 벌고 싶으면 아파트를 사라"고들 한다.
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듯 시장의 자금이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너도나도 주택구매를 위해 은행 돈을 끌어다 쓰면서 지난 4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550조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이 한달 새 2조8770억원이 늘었는데, 증가액 규모만 놓고 보면 3조1565억원이 늘어난 2016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란다.
그런데 이런 열기와는 반대로 충남 등 타 시·도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치고, 거래조차 안 된다며 아우성이다. 매매가와 맞먹던 전셋값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현장 상황에 맞지 않고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고강도 규제에 피해를 입는 지역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는 종합부동산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규제 일변도보다 지역별 상황을 세밀하게 검토한 대책으로 시장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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