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복귀를 앞두고 있는 황인범(사진 : 대한축구협회) |
황인범의 축구인생은 경성유치원 시절 또래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던 모습을 지켜본 아버지 황서연(55)씨에 의해 발견됐다. 축구를 좋아했던 황 씨는 아들이 축구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자 다니던 학교를 옮겨 축구부가 있는 문화초등학교로 전학시켰다. 다행히 문화초등학교에는 황 씨의 지인이자 후배 박성만 감독이 팀을 지도하고 있었다. 박 감독은 황인범을 "하나를 알면 둘을 알아들을 정도로 전술이해도가 빨랐고 골을 넣으려 하기 보단 패스를 즐겼던 선수였다"고 기억했다. 중학교 시절 지도자인 이창엽 한국국제대학교 감독은 "(황)인범이는 뒤통수에도 눈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변 움직임을 빨리 파악했고 자신의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지 스스로 판단했던 선수였다"고 말했다.
황인범의 유년시절은 대체로 무난하게 지나갔다. 황 씨는 "사춘기시절 선수생활이 조금 걱정되기는 했지만 조용한 성격에 힘든 내색을 거의 하지 않아 별다른 기억이 없었다"며 "주변에 좋은 지도자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유년시절을 슬기롭게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되도록이면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는 편인데 싫어하면서도 내심 잘 따라주는 모습에 기특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볼을 잡으면 놓치지 않고 끝까지 소유하려는 근성과 악바리 같은 기질에 대해 황씨는 "아이 엄마나 아버지인 저에게도 없었던 모습으로 가끔 놀랄때가 있다"며 "지도자들을 통해 가르침 받은 바를 몸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씨는 "재능이 있다 하여 자만하지 말고 최소한 90%이상을 팀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유소년 시절부터 소속팀 대전시티즌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과거 인터뷰에서도 "K리그 경기에 볼보이로 참여하면서 자주색 유니폼을 입은 선배들의 모습을 늘 동경해 왔다"며 "대전시티즌 소속으로 뛰는 것에 늘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힌바 있다. 아버지 황 씨도 대전에 대한 연고의식을 늘 강조해 왔다. 그는 "인범이의 미래가 어떤 과정을 거칠지 모르겠지만. 선수생활의 마지막은 대전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대표팀 코치로 있는 김은중 선배가 대전에 영구 결번을 남겼듯이 인범이가 선수로써의 마지막 모습도 그와 같이 연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해외진출에 대해선 "어디까지나 관계자들이 판단하되 아버지의 생각은 적절하지 않다"며 "지금은 (인범이가)축구 자체에만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오는 7일과 11일은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의 평가전이 있는 날이다. 황 씨는 "대표팀 발탁에 기쁘기도 했지만 또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는 걱정이 앞선다"며 "태극마크를 단 순간에도 항상 '대전의 아들'이라는 생각을 마음속에 새기고 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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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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