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정된 충청지역 도시재생 사업지는 대전 3곳, 세종 2곳, 충남 6곳, 충북 4곳 등 모두 15곳이다. 특히 대전 대덕구 오정동의 '북적북적 오정&한남 청춘스트리트' 사업은 국내 첫 대학 주도 도시재생 사업이라는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북적북적 오정&한남 청춘스트리트' 사업은 대전 한남대가 주도하는 대학타운형 도시재생 모델이다. 대학타운 특성에 맞도록 지역특화 재생, 주민·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스타트업 스튜디오와 콘텐츠 팩토리 등 청년 창업·인큐베이팅 공간을 조성하고, 마을 기업 등 일자리 창출사업, 청년 주거지, 지역 커뮤니티 거점 공간 조성 등을 진행한다. 이 대학 총장은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선정에 반기며 “지역혁신과 발전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문재인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 사업, 과연 모두가 마냥 반기고 있을까?
어두운 골목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지역발전의 초석으로 꼭 필요한 사업임에는 반대 의견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업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게 현실이다.
현재 재정자립도가 낮은 대전지역 자치구는 사업 대상지 선정에 대한 기쁨도 잠시 이제 도시재생 뉴딜 사업만 생각하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유는 사업 대상지가 늘어날 때마다 사업에 필요한 재원 마련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지역 재정자립도는 대전이 54.41%, 세종 69.21%, 충남 38.87%, 충북 37.37%로 파악됐다. 대전 자치구는 더 심각하다. 재정자립도는 유성구가 33.41%로 가장 높고, 서구 22.41%, 대덕구 21.73%, 중구 15.77%, 동구 13.52%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대해 중앙과 지방의 매칭 펀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지방의 심각한 '살림'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이쯤 되니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출신 구청장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자치구의 '곳간'이 바닥나 헤어나기 힘든 파산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걱정 탓이다. 물론 당장 구청이 망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 날 경우 언젠가는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렸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지난 2일 '재정분권 없는 매칭사업 확대에 자치구는 죽어간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과 같은 매칭사업은 늘어나지만 국비와 지방비 비율은 여전히 8대 2로 불합리한 수준이라는 주장에서다. 대덕구는 지난해 선정된 신탄진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75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을 확보해야만 한다. 따라서 5대 5인 사업비 매칭 비율을 정부가 더 부담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다. 얼마 전 지방채 67억원을 모두 상환한 대덕구는 다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다른 자치구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목소리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허태정 대전시장이다. 대전시는 도시재생 사업 지방비 매칭 비율을 5대 5에서 7대 3으로 변경, 자치구의 재정 부담을 덜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 시민들은 '장밋빛 청사진'이 되기를 원한다. 지자체의 '빚잔치'를 가속화 하지 않기 위한 정부의 해안이 필요하다. 이제 정부가 반응할 차례다.
박태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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