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목적지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지역 축제라고 해도 지역색이 쏙 빠진 탓이다. 누구나 한두 번쯤 축제를 가보면 그 이후로는 똑같다는 느낌을 받기 십상이다. 축제장에 설치된 판매부스, 체험장 등의 구성은 전국 어디든 비슷비슷하다. 특색 없는 '붕어빵 축제'를 보러 굳이 멀리까지 가야 하는지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
대전서도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 올해 7월 말 대전역 지하상가 광장에서 처음 열린 '대전블루스 축제'도 있고, 다음 달이면 4년 연속 문체부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대전효문화뿌리축제 등이 열릴 예정이다. 이중에선 어느 정도 성공한 것도 있고, 성공 조짐이 보이는 것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부족하다. '대전의 축제'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축제는 여전히 부재 중이다. 대전은 특색이 없다고 마냥 치부할 수만은 없다. 대표적인 본보기가 바로 강원도 화천이다.
매년 1월이면 열리는 화천 산천어 축제는 입질이 왕성하고 육질이 좋은 산천어로 짜릿한 손맛을 선사해 전국 낚시꾼들을 불러들인다. 직간접 경제효과가 2500억 원으로 군 전체 예산과 맞먹는다. 하지만 원래 화천에는 산천어가 없다. 1급수에 서식하는 냉수성이라 화천군은 얼음낚시와 맨손잡기용으로 25억 원 어치의 양식을 푼다. 볼 것도, 먹을거리도 없는 첩첩산중 산골이지만 아이디어 하나로 축제를 만들고 키워낸 경우다.
고민해야 한다. 잘하고 있는 점은 더 잘하게끔 만들어 대전도 축제의 도시로 거듭났으면 한다. 마침 시는 내년을 '대전 방문의 해'로 지정해 도시 브랜드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기회로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지역 문화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으면 한다. 전유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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