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 캡쳐 |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지만 대전의 당일 문화 기획 행사들은 낙제점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다른 도시와 달리 대전의 문화 관련 기관과 단체들은 '문화가 있는 날' 공모 사업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를 보면 대전의 문화예술 기관 다수가 입장료 할인혜택을 제공할 뿐이고 도서관은 대출 권수 확대와 영화 상영 기획에 그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상설전을 무료로 진행하고, 한밭교육박물관은 전시 시간을 연장하는 등 특별한 기획이 필요 없는 행사만 나열돼 있을 뿐이다. 공립 도서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별히 기획하지 않고 '대출 두 배로 데이'와 '영화 상영'을 준비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주요 기관 중에는 이응노 미술관과 시립미술관, 이응노 미술관 정도만 자체 체험 행사를 기획했다.
빈약한 대전의 '문화가 있는 날' 기획은 다른 광역시의 상황과 대조적인 차이를 보인다. 광주의 경우 광산문화회관에서는 최근 문화계 트렌드로 부각된 '시네마 콘서트'가 열리고, 극락강역에서는 역장이 지역의 역사를 소개하는 '필름정거장' 행사가 진행된다. 대구도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인디밴드의 이색 공연이 준비돼 있고, 국립대구기상과학관에서도 '기상과학 문화예술과 만나다' 행사를 개최한다.
문체부로부터 '문화가 있는 날' 공모 사업을 수탁해 운영하는 기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이유로 대전 소재 기관·단체의 관심 부족을 꼽는다. '문화가 있는 날 사업추진단'에 따르면 대전에는 올해 전액 국비가 지원되는 '지역 문화 콘텐츠 특성화 사업'에 선정된 민간 단체가 부재하다.
5개 자치구와 대전문화재단도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체부 지역문화정책과에 따르면 대전의 5개 자치구 어떤 곳에서도 올해 '지역 특화프로그램'에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전국 62개 자치구 중 55개 구에서 이 사업에 신청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와 대조적이다. 대전문화재단도 전통공연예술진흥단에서 주관하는 '이야기가 흐르는 예술여행' 사업에 신청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기준으로 176여 억원이 투입되는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총 16개 사업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날'은 입장료 할인이나 운영 시간 연장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 기획이 이뤄져야 하는 날"이라며 "지자체와 문화 관련 기관 및 단체에서 적합한 사업 영역을 찾고 공모에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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