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가무락기(歌舞樂技) 향연(饗宴)의 주인공 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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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가무락기(歌舞樂技) 향연(饗宴)의 주인공 지유진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8-27 17:29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지유진
지유진씨
소리꾼 지유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인 오정숙 동초제 판소리 이수자로 동초제 춘향가를 8시간 완창한 대전이 낳은 국보급 소리꾼. 대전 문정초. 탄방중. 대전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음악극과를 졸업한 수재다.

왜 그를 그렇게 요란하게 추켜세우느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당연하다. 그는 전주 완산에서 개최된 '전국 국악 대제전'에 출연하여 대상(국회의장상)을 거머쥐었고, 지유진 퓨전국악앨범 "연" 1집을 내었으며, 한국의 소리 보존회 대표를 맡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천재소리꾼 지유진은 그 특유의 음색을 가미해 우리 소리로 맛과 멋을 만들어내는 장인(匠人)인 것이다. 그의 목울대를 타고 나오는 소리는 '맛'으로 승화되어 가슴으로 파고들고, 또 다른 소리인 '멋'은 눈과 귀를 통하여 머리로 파고들게 하는 재능을 지니고 있는것이다.



멋과 맛의 조화!

이는 천재 소리꾼 지유진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지유진은 대전의 자랑스런 보배요, 판소리계의 유망주로 각광을 받는 것이다.

그런 그가 지난 26일(일) 오후 2시. 그 문하생들과 함께 중구문화원을 찾았다.

필자는 그의 공연을 2017년 12월 21일(목) '대전 무형문화재 전수관'에서 처음 보았고, 2018, 8월 18(토) 평송문화센터 앞마당 특설무대에서 두 번째로 보았다. 그리고 두 번째 공연모습을 보고는 그를 '천재 소리꾼'이라 했다. 그는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판소리를 지키고 흉내 내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창작해 내는 소리꾼인데다가 그의 미모(美貌)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오늘 공연에서는 춘향가의 '사랑가' 대목을 20여 분이나 쉼표하나 빠트리지 않고 아니리까지 흥얼대며 선을 보였던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그는 동초제 춘향가를 전반부 4시간, 후반부 4시간 도합 8시간을 완창하고 있다하니 다시 한 번 그의 두뇌가 어떠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아무리 머리가 좋다고 하더라도 알파고만 하겠느냐고 말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비아냥거릴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은 하나만 알았지 둘은 모르는 바보인 것을 스스로 내보이는 사람인 것이다. 알파고는 과학자들이 입력한 것에만 충실한 답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지유진 그는 선조들이 생각도 못했던 '웃자'라는 판소리를 스스로 창작해낸 데다가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대목을 자유자재로 각색하여 이몽룡을 완전히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궁금하면 와보라. 오는 31일 19시 30분 세종예술문화회관엘.

판소리는 혼자서 1인 다역을 하는 연기다. 사또도 되었다가 춘향이 역할도 한다. 아니리(연기)에 소리(노래)도 해야 하고 때로는 발림(몸짓)도 하는 등 1인 뮤지컬을 하는 게 소리꾼이다. 거기에 고수(鼓手)와 호흡을 함께하고 관객들로부터 '얼씨구! 잘한다'등의 추임새도 받아내야 한다.

오늘 공연의 제목을 보라. '가무악기(歌舞樂器)의 향연'이라 하지 않고 '가무락기(歌舞樂技)의 향연(饗宴)'이라 한 이유를. '가무악기(歌舞樂器)의 향연'이라 했다면 '가(歌)'와 '무(舞)'를 위한 악기들의 향연이 되는 것이요, '가무락기(歌舞樂技)의 향연(饗宴)'이라 했기에 '가무(歌舞)'를 즐기기 위한 놀이마당이 되는 것이다.

아기
전서영 양
그리고 장래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어린 소리꾼 전서영.

그는 국보급 명창 지유진이 온갖 정성을 다해 키우고 있는 제자라 했다. 아직 초등학교 6학년인 그는 벌써부터 '제2회 세종 전국 국악 경연대회'에서 초등부 대상을 수상했고, '제4회 설잠 추파문화예술 경연대회'에 출연해 대전 교육감상을 수상한 귀재라 했다.

그리고 그의 소리를 전수받으려는 성인(成人) 제자들. 박건호를 비롯하여 최선영. 길민자. 송하선. 송윤영. 김기옥. 김현숙. 오자임. 함용재, 최예자, 박병곤 등.

기대되는 것은 지유진이 이끄는 '한국의 소리 보존회' 정기공연이 이번 춘향가 초입부분으로 시작해서 매년 다음 장면 이어지는 이야기 형식으로 꾸며낼 예정인데 장래 유망주인 진서영 소리꾼도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것이다. 어찌 궁금하지 않으랴. 당시 인기 절정에 있던 이몽룡을 이 두 스승과 제자가 자신들의 뜻대로 쥐락펴락하는 솜씨를.

그래서 필자가 간절히 당부하고 싶다.

요즘 서양 가곡이나 오페라, 가요에 밀리고 오케스트라에 밀려 제 자리 지키기에도 힘든 우리 노래 판소리나 민요를 정부나 관계기관에서도 이들 소리꾼 전수자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데 더욱 관심 가져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회원
지유진의 한국의 소리 보존회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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