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삶의 불편함을 최소화시켜 '국민이 주인인 정부'에 부합하도록, 체감형 규제혁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국가지정 문화재를 대상으로 현재 상태를 바꾸는 행위인 '현상변경' 신청이나 공개 제한 지역 출입 신청 후 30일 안에 허가 여부나 처리 기간 연장 통지를 받지 못할 경우, 당연히 허가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경미한 건축행위' 기준도 더 합리적으로 조정해나가고 있다. 문화재는 물론 시민의 안전을 위해, 가축전염병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천연기념물 폐사체의 긴급 매장이나 소각 행위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했다.
또한 문화재 주변에서 살아가는데 불편요소를 줄이고 문화재 관련 허가를 받는데 번거로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문화재는 불가침의 성역처럼 시민들의 접근이 통제돼 있었다. '사진촬영 불가', '접근 금지' 등의 문구가 문화재의 특성이라도 되는 것처럼 문화재 곳곳에 붙어있었다.
문화재청은 "시민의 삶 속에 존재하지 않는 문화재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자성을 했고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시민의 요구를 수용했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유산 규제혁신을 이루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관람 편의시설과 관리인력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개방을 미뤘던 경복궁 권역의 칠궁을 지난 6월에 개방했다. 오는 9월에는 그동안 시범 개방해왔던 파주 장릉을 전격 개방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계획이다.
파주 장릉이 개방되면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40기 중 38기가 개방되는 것이다. 아직 개방되지 않은 효릉과 온릉도 2019년 이후 개방을 추진 중이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킴이 등 시민과 함께 문화재를 지키고 가꾸어나가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재의 주인은 시민이다. 따라서 문화재 보호의 주체도 시민이 되어야 한다.
지역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활용하려는 열기도 매우 뜨겁다. 생생 문화재(2008년), 문화재 야행(2016년) 등 다양한 활용프로그램이 이미 시민의 일상이 될 정도로 지역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다. 이러한 지역 문화유산 활용사업은 문화재청의 적극적 지원, 현장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노력, 지역민의 적극적인 호응 속에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6월, 한국의 전통 산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에 맞춰 지자체 등이 7개 전통 산사와 지역 문화유산을 연계한 다양한 여행상품과 활용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지역 문화유산의 활성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지역 문화유산 활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노력이 함께 하는 적극적 소통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民이 원하는 것을 官이 수용하면 명작이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시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앞으로도 문화재청은 시민의 현명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소통해 문화재를 시민의 품에 안겨줄 수 있도록 문화유산 규제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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