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동 소재 재즈 클럽 '옐로우 택시'에서 전혜연 보컬이 리드미컬한 춤사위를 곁들여 노래하고 있다. |
공연이 시작하자 연주자들은 오래전부터 합을 맞춘 듯 유려하게 사운드를 이끌어나갔다. 김동연(33) 베이시스트와 진해성(32) 기타리스트, 권영민(22) 드러머는 각자의 연주에 심취한 듯하면서도 이따금 서로 눈을 바라보며 화음을 맞췄다. 전설적인 트럼페터 디지 길레스피의 흥겨운 스윙 곡 '벅스웍스'가 연주되자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로 호응했다.
이날 공연의 세션 구성과 프로그램은 당일 즉흥적으로 결정됐다. 본래 '이재원 쿼텟'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일부 연주자가 참석하지 못했다. 박종화 대표는 대신 독일에서 유학한 진 기타리스트와 실력파 드러머 권 씨를 섭외해 공연팀을 꾸렸다. 서울에서 오는 차 안에서 곡을 선정했을 만큼 단시간에 프로그램을 구성했지만, 연주자들은 이런 즉흥성이 재즈의 매력이라고 입 모아 말했다. 김 베이시스트는 "재즈 공연은 개인 기량들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원래 합주 연습을 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며 "잘 알려진 명곡을 연주해도 그날그날 사운드가 다른 게 재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종화 대표(가운데 턱시도 차림)가 공연에 앞서 관객들에게 연주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
후반으로 갈수록 연주자들은 관객에게 잘 알려진 스탠다드 곡들을 선보였다.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연주로도 국내 팬들에게도 유명한 명곡 '어텀 리브스'와, 재즈의 한 계열인 보사노바 장르 대표곡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등이 연주됐다. 익숙한 멜로디의 곡이지만 보컬의 즉흥적인 스캣과 베이시스트와 드러머의 즉흥 연주가 펼쳐져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은 오후 10시 30분 막을 내렸다. 공연 직후 박종화 대표는 "오늘 연주자들이 명곡들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해 즉흥적인 재즈의 매력을 객석에 전달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명연주자들을 클럽으로 모셔와 풍성한 재즈 공연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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