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불안정 애착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심리 톡] 불안정 애착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8-08-24 00:0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대인관계의 핵심 단어가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모든 문제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은 어렸을 때 부모와 아이 사이의 애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으면 사춘기는 험난한 혼돈을 겪게 됩니다. 사춘기에 겪지 못했다면 혹은 겪었더라도 40대에 심한 우울증을 겪거나 외도를 하거나 직장을 그만두거나 하는 등의 사춘기 못지않은 문제를 일으키고 방황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부모와 접촉이 없었거나 약육자의 간섭이 심한 경우, 또 심한 정서적 학대나 상실을 경험했거나 부모가 알콜중독인 경우 대인관계에서 혼란을 느낍니다. 가까운 관계에서도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매우 불안합니다. 타인에게 다가가고 싶은 욕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가까워지면 심리적인 압박을 느낍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길 원하나 혼자 있게 되었을 때는 고독한 그 시간을 힘들어합니다.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혼자 고립하지도 못하며 늘 혼란스럽고 외로워하며 쉽게 분노를 느낍니다.

평범한 환경에서 자란 20대 후반의 직장인 여성 L씨가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남을 잘 이해하고 부딪히기 싫어하는 기질 덕분에 사는 동안 평화를 유지하며 살았습니다.

짧은 치마만 입던 그녀는 바지 입기를 원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치마를 입지 못했고, 커트 머리가 어울리는 그녀는 머리를 길러야만 했습니다. 남자 친구는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화를 내기 일쑤였지만 그녀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하라는 대로 맞춰주었습니다.



같은 회사에 다녔던 그녀는 출근 시간에 태우러오고 밤늦게까지 만나고 바래다주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둘이 만나 하루 종일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처음에는 고마움이었고 그것이 사랑이라고 느꼈습니다. 늦은 밤까지 통화하며 1년 365일, 잠자는 시간만 빼고 하루 24시간을 함께 해야 했기 때문에 일거수일투족 사소한 일 하나까지 다 간섭하는 남자친구에게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문제가 있는 그는 모든 것은 여자 친구의 잘못으로 계속 투사하고 끝내자, 떠나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자신도 모르는 불안 때문이었습니다,

불안정 애착인 경우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까지 힘들게 합니다. 어느 정도의 심리적 거리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만들어 줍니다. 가까운 사이라고 딱 붙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얼굴을 맞대고 있다면 상대방의 눈도 코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숨도 쉬지 못할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속에 머물며 다스리고 흔드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사랑하는 연인일 수도 자식일 수도 부모님일수도 자기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움의 인연들이 합쳐 나와 하나가 됩니다. 하나가 된 그대가 있는 사람은 은혜 받은 사람입니다.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까지 흘러서 은밀한 내 꿈을 알아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은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는 다른 사람일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인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자신 안의 흔들림이 억압이나 분노가 아닌 사랑으로 승화되길 바랍니다. 결국, 사람입니다. 보고 싶어 애타게 떠오르는 그 사람, 그 때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면 그것도 또 다른 세계의 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종진 심리상담가

김종진원장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심리상담가 김종진 씨가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