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톡] 발효(醱酵)되어 맛을 내는 언어습관

  • 오피니언
  • 여론광장

[공감 톡] 발효(醱酵)되어 맛을 내는 언어습관

김소영(태민) 수필가

  • 승인 2018-08-2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향기를 품은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소년범(少年犯) 출신인 김모(36)씨는 10년 동안 경찰시험을 스물 한번 도전했다가 마침내 스물 두번째에 최종합격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2002년 11월, 김모씨는 술에 취해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를 돌로 부수려 했고 바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때가 만 19세였다. 이에 그는 단기 소년원 송치처분을 받아 충주소년원에 수용되었다. 그러던 중 전국 12개 소년원에서 선발한 17명의 모범 보호 학생이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문화체험 기회를 가진 일이 있었는데 그때 동행하셨던 스님의 말씀 한 마디가 소년의 일생을 바꿨다 한다.

"너한테서 좋은 향기가 난다."



'세상에 악취를 풍기기보다는 향기를 퍼뜨리는 사람이 되라'는 스님의 말씀이었다. 소년원생이라는 삶이 절망스러웠던 시절, 소년의 마음에 연꽃이 피는 듯했다. 그 한마디가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이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직업으로서 가장 선한 일이라고 여겼던 그는 그 직업을 통해 범죄자였던 과거를 벗어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10년 만에 경찰이 되었다.

누군가 던진 말 한 마디가 인생을 결정짓기도 한다.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가 어떤 이에게는 꿈이 되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 한 마디가 어떤 이에게는 인생을 포기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국종 교수 또한 6?25 전쟁에서 한쪽 눈을 잃고 팔다리를 다친 장애 2급 국가 유공자인 아버지 덕분에 국가 유공자 의료복지카드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병원에서의 반응은 늘 싸늘하기만 했고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고 했다.

축농증을 심하게 앓던 이국종 교수는 자신을 받아 줄 병원을 찾던 중 자기 삶을 바꿀 의사를 만나게 된다. '이학산'이라는 외과 의사였는데 그는 어린 이국종이 내민 의료복지카드를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자랑스럽겠구나. 열심히 공부해서 꼭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

그 한 마디가 어린 이국종의 삶을 결정했다.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을 돕자. 아픈 사람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야지'

이국종 교수는 '환자는 돈 낸 만큼이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환자를 대한다고 한다.

이렇듯 말 한 마디만 달리 말해도,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썩고 부패하는 식품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경과할수록 숙성이 되면서 발효가 이루어지는 식품이 있다. 처음엔 별로 맛이 없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되어 깊은 맛을 내는 식품.

우리의 언어습관을 바꿔야 되겠다. 위에 두 분 스님과 의사 선생님처럼.

김소영(태민) 수필가

김소영 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