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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아래로 굴러 떨어져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는 영혼의 진주'라는 것이 있다.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을 만큼 일견 빛나지 않는 그 진주는, 자신 혹은 진정한 자신을 알아주는 소수의 타인만이 알아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페터 알텐베르크는 자신의 삶을 다 바쳐 그 영혼의 진주를 지키려 한 사람이다. 세기말 빈의 카페에서 그는 종일 빈둥댔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사계절, 수십 년을 카페에서 보내며 글을 썼다. 작품 대다수는 산문 혹은 산문시로, 세기말 빈의 순간을 포착해 서술한다. 1896년 단편집 『내가 그것을 보듯』을 시작으로 냉담한 관찰자적 묘사가 돋보이는 소품들을 꾸준히 발표해 '카페하우스 문학'의 대부라는 칭송을 얻는다. 그 칭송답게 그의 동상이 현재 빈의 카페 첸트랄의 탁자 앞에 앉아 있다.
소품집 '꾸밈없는 인생의 그림'에는 인생과 사회에 대한 관조적 에세이, 일상의 장면을 담은 전보풍의 짧은 스케치, 주변 사람과 저를 둘러싼 자연에 대한 각별한 감상이 어수선할 정도로 정답게 담겨 있다. 영혼의 충분한 휴식과 인생의 규칙으로서 비생산성의 자유를 이야기하며 '삶에서 중요한 것들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던 사람. '삶에서의 가장 사소한 것, 즉 넥타이, 우산 손잡이, 지팡이 손잡이, 여러 격언, 눈에 띄지 않는 값비싼 것들'을 아꼈던 '애호가'다운 글들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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