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 인터뷰] 이중언어, 자녀의 진로 폭 넓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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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인터뷰] 이중언어, 자녀의 진로 폭 넓어져요

러시아 출신 결혼이민자 다리야 쿠마트리얀코 씨

  • 승인 2018-08-22 08:46
  • 신문게재 2018-08-23 9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이중언어
이중언어, 다문화가정에게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단어이지만 부모들에게 고민이 많은 숙제이기도 하다. 한국뿐 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한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까운 일본에 살면서 러시아어와 일본어 이중언어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러시아인 결혼이민자 다리야 쿠마트리얀코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다리야 쿠마트리얀코입니다. 저는 러시아인으로 일본남편과 결혼해서 일본에 9년째 살고 있으며 5살짜리 딸과 2개월 된 쌍둥이 2명을 키우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일본어와 러시아어를 동시에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민한 끝에 도쿄에서 러시아어를 가르쳐주는 "라신카"라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Q. 이중언어 교육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A. 자녀에게는 부모와의 관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죠. 그런데 다문화가정의 경우 부모 중 한 사람의 국가에서 거주하며 거주지의 주 언어만을 쓰게 된다면 외국인인 엄마 혹은 아빠와의 깊은 대화를 이어갈 수 없어요. 특히 사춘기자녀와 소통해야 할 부모가 거주국가의 언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거리감이 생길 수 있어요.

언어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가 성장과정에서 이중언어를 함께 배우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것들을 포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과 힘을 기를 수 있어요. 또한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면 자녀의 진로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어요.



Q. 이중언어교육을 하면서 어려운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A. 제가 살고 있는 도쿄는 러시아어 관련된 학교나 예체능 학원이나 그리고 이중언어 관련된 책이 거의 없어 수준별이나 다양한 교육 시스템으로 이중언어를 교육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요.

그리고 일본 아버지들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러시아어를 주로 쓰는 상황을 보고 일본어를 못할까봐 걱정돼서 러시아어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자녀들이 10살 까지는 러시아어를 주로 쓰지만 이후에는 학교와 학원에 시간을 많이 보내기 때문에 주로 일본어를 쓰게 된답니다. 그래서 어릴 때인 학교 진학하기 전에 최대한 모국어 교육을 해야 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단일언어 국가에서는 이중언어 교육방법이 달라 부부 간 싸움이 발생해 결국 단일언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워요.

그런 경우에는 이중언어와 관련된 상담사를 찾아가서 내국인 부 또는 모에게 자녀 연령에 맞는 언어 발달 단계를 알려줍니다. 공부를 잘 하면서 이중언어도 잘 쓰는 사례들을 보여주며 이중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Q. 한국의 이중언어 교육으로 고민하는 다문화가족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제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첫 번째로는 일상생활에서 자녀와는 엄마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아이랑 마트, 동물원, 미용실 등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가지 단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하고 만약 나갈 수 없다면, 단어카드를 활용하여 놀이를 해도 괜찮습니다. 두 번째로는 외국인 부 또는 모와 같은 언어를 쓰는 남자, 여자, 할아버지, 할머니, 또래 아이들, 아기 등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다양한 목소리로 다양한 언어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세 번째로는 유사한 환경의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모여서 모국어 수업을 만들고 또래아이들과 함께 배우게 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여건이 된다면 고향에 자주 가는 것이 좋아요. 다른 나라에서 외국인 부모의 언어를 배우는 것 보다 외국인 부모의 모국에서 배우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이중언어가 왜 필요한지 스스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고향 방문이 어렵다면 부모의 모국에 있는 가족, 일가친척들과 영상 통화나 편지 쓰기 등을 주기적으로 해야 해요.



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A.

저도 다문화가정으로서 제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 이중언어를 가르치는데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님들도 상담하고 러시아어를 조금 더 쉽게 가르쳐 줄 수 있는 방법을 SNS에 공유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도 함께 듣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이중언어를 고민하고 있는 가정들이 있다면 일단 부부가 서로 이중언어 교육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시고 가정에서 먼저 가볍게 이중언어를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중언어 교육을 고민하는 멋진 부모님들! 응원합니다!



-기사관련 문의 : 대전광역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문화가족지원팀(042-252-9997)



= 나지라(키르기스스탄), 김경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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