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성과는 물론 우수 논문상까지 수상한 연구자들이지만,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돼 공정성과 객관성은 잃은 평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자칫 이런 사례가 정규직화를 앞둔 다른 출연연으로까지 번져 비정규직 우수연구자들의 사기를 꺾을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정의당 대전시당이 2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의학연구원은 7월 정규직 전환대상자 93명을 면접했다. 이 가운데 21명만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정규직 전환율은 22%에 그쳤다.
문제는 평균 재직연수 5.3년에 많은 논문과 연구성과를 내고, 심지어 우수논문상까지 받은 연구자들이 대거 탈락자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었다는 게 정의당 측의 주장이다.
여기에 상시 지속업무를 수행하는 현 근무자인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최소한의 평가를 거쳐 정규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가이드라인 대원칙’이 훼손됐다고도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최근 98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한의학연구원의 정규직 전환 과정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정미 대표는 "정규직에 희망을 품었던 노동자들이 도리어 해고를 당할 처지에 놓였다"며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의 대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의학연은 중간 결과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의학연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심사는 3차까지 진행된다. 21명이 합격한 1차 평가만으로 정규직 전환 심사의 공정성과 객관성, 여기에 가이드 라인 대원칙이 훼손됐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1차 심사에서 전환율이 높아야 한다는 원칙은 어디에도 없다”며 “기관의 입장에서는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노조와 협의를 거쳐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의학연은 다른 기관보다 정규직 전환 대상 인원이 많고, 기관 발전을 위해서라도 정규직 전환 심의를 길게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연은 20일 1차 심사에 대한 재심의 요청에 따라 재면접 심사를 진행했다.
출연연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이지만, 우수한 성과를 내는 연구자들이 많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연구성과와 실력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대통령의 노동 1호 정책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이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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