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해체된 단일민족, 필요한 지혜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해체된 단일민족, 필요한 지혜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8-08-1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광복절 전야제 행사장에 갔는데, 외국인 행색의 사람이 몇 명 보이더군요.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알 수 없지만 자기들끼리 희희낙락 합니다. 연주자도 있습니다. 멋지게 우리 노래도 부르더군요. 지역이나 장소 불문, 이제 어디가나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유동적 통계는 통계를 내는 중에도 변동이 있어 특정 지을 수 없지요. 그저 흐름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1월 기준 국내체류 외국인이 225만 명 정도 된다더군요. 그 중 70% 이상이 장기 체류자랍니다. 취업자도 2016년 60만을 넘었습니다. 거기에 결혼 이민자수도 대단히 많습니다. 2004년 이후 국제결혼이 국내 전체 혼인의 10%가 넘는답니다. 한 해에 수만 명씩 증가하는 것이죠. 그런가 하면 줄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불법 체류자도 많답니다. 국제적으론 난민도 문제가 되지요.

법률적으로 '난민의 지위'를 갖는 부류중 하나가 '탈북자'입니다. 북한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1997년 1월 13일 제정된 '북한 이탈 주민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북한을 탈출한 주민에 대한 법적 명칭을 '북한 이탈 주민'이라 하더군요. 2005년부터 국가 정책에 의해 '새터민'으로 부르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정작 북한 이탈 주민의 입장에서는 거부감을 갖는답니다. '자유이주민'이 합리적이라며 그렇게 부르자는 의견도 있더군요. 명칭이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이미 정착한 사람이 3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2000년 이전에는 심각한 식량난으로 탈북이 생존문제였다지요. 이제 '미래 삶의 질'을 위해 탈북 한다는군요. 그것이 가족단위 탈북이 많아진 이유라 합니다.

서너 가지 현상만 살펴보았지만, 더불어 살아가야 할 외국 출신 이주민 숫자가 어마어마합니다. 단일민족 운운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필자가 생업에 종사할 때, 다른 기업에 머물며 일 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본의 아니게, 회사 경영뿐 아니라 소소한 근무환경까지 보게 되더군요. 필자가 관리한 회사는 대기업부터 개인 회사까지 다양했습니다. 회사마다 외국인 근로자가 있었지요. 급여도 내국인과 차등이 있지만, 인격적 대우를 하지 않더군요. 욕설로 시작해서 욕설로 끝난다 싶은 대화도 많이 보았습니다. 회사규모와 관계없이, 그들이 생활하는 기숙시설도 대부분 열악하더군요.

사실은 우리 자화상이죠. 불과 한세대 전까지, 우리 자신이 먹고 살기 위해 외국에 나갔습니다. 타국에 밀입국하는 경우도 많았지요. 우리가 난민이었지요. 많은 사람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이민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지혜이자 용기였습니다.

요즈음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것으로 믿습니다. 시골 농장이나 목장 등 허드렛일을 하는 경우도 외국인 근로자가 쾌적한 생활을 하도록 많이 노력 하더군요.

생소한 국가체제에 따른, 사회, 문화, 기후 등에 대한 적응이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해 봅니다. 의지 할 곳 없는 낯선 땅에서 불안정한 생활, 고용불안, 건강문제에 시달리고 있을까요? 향수에 시달릴까요? 한편으론, 그들 자신이 사회통합에 걸림돌이 되어서도 안 된다 생각합니다. 폭력이나 범죄에 가담해서도 곤란하겠지요. 갈등을 야기 시키는 것도 삼가 해야 합니다. 존재 자체가 문제 되기도 하니까요.

얼마 전 제주도에 들어와 난민 신청한 549명 예멘인에 대하여 노골적으로 불만을 보인 사람이 많습니다. 신청 자체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그뿐만 아니라 탈북자 포함, 이주민이 우리 땅에 와서 살거나 생활하는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 국가에 기여한 바가 전무한 그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못마땅해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20세기엔 지문채취, 안면 사진 촬영, 안구 홍채 촬영 등이 "인종주의적 정책 수단"이라 비난 받았습니다. 국제적 테러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허용하는 추세입니다. 자국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각국 이민 당국이 외국인을 철저히 심사하고 관리하는 실정입니다.

이주민이 생기는 것은 물의 흐름과 같습니다. 살기 좋은 곳으로 옮겨 가는 것이지요. 이러한 인류의 이동은 고대부터 있어 온 일입니다. 벽을 쌓아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돌아서도 흐르고, 채우고 나면 결국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둔덕을 쌓을 궁리보다 흐름을 활용할 건설적 방안이 필요합니다.

이주민 문제는 책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개인에게 지위에 부합하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듯, 국가 위상에 걸맞은 인류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또한, 진정한 해방은 자주 독립이지요. 나부터 바로 서는 일입니다. 외국에 의존하거나 요구할 일이 아닙니다. 국가와 국민 각자 모두, 이주민을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모을 때가 아닐까합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