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화백 "배곯을까 두려웠지만 목판화 매력 떨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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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화백 "배곯을까 두려웠지만 목판화 매력 떨치지 못했다"

미룸갤러리서 '나무에 그린 이야기들'전 오프닝
작품 전시 통해 한국인 모두 공감하는 정감 선봬

  • 승인 2018-08-16 21:51
  • 수정 2018-08-16 22:19
  • 한윤창 기자한윤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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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그린 이야기들'전 오프닝에서 박관우 화백(오른쪽)이 김희정 미룸갤러리 대표(왼쪽)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집안에서 도장쟁이 된다고 반대했지만 정감 어린 목판화에 끌리게 됐어요."

16일 오후 5시 대전 중구 대흥동의 미룸 갤러리에서 박관우 화백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목판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 화백은 자신의 개인전 '나무에 그린 이야기들' 오프닝에 참석해 10여 명의 관람객들과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나무에 그린 이야기들'전은 이날부터 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미룸 갤러리의 하반기 기획 전시다.

관람객과의 대화 순서에서 박 화백은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가는 옛것들에 대한 정감을 목판화로 표현했다"며 "목판화는 한국 고유의 정감을 표현하는 데 탁월한 미술 장르"라고 설명했다. '나무에 그린 이야기들' 전은 전통 가옥의 모습이 담은 '장독대', 고사찰을 표현한 '신원사', 한반도 토종 조류를 그린 '저어새' 등 한국의 따뜻한 정취를 표현한 총 30점의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30점 중 22점은 이번 전시에서 첫 선을 보이는 따끈따끈한 판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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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화백이 관람객들에게 판화 작업 중 느낀 소회를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중학교 시절부터 판화의 매력에 빠졌다. 선생님의 지도로 시작해 질감 표현이 풍부한 판화에 푹 빠졌지만 도장쟁이가 되면 배를 곯을까봐 두려웠다고 한다. 박 화백은 "청소년 시절 판화를 피해 수채화를 그리다가 결국은 좋아하는 판화를 다시 했다"며 "고등학교 2학년 때 판화 부분 수상을 계기로 내게 손 기술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미술을 하려는 아들에 대한 집안의 반대도 심했고 가난도 겪었지만 그는 지금까지 꿋꿋하게 미술가의 길을 걸어왔다.



이날 전시 오프닝에는 다양한 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40년 경력의 국악실내악단 '모리' 대표 한기복 씨는 박진감 넘치는 굿거리와 빠른 템포의 자진모리 장단을 연주해 관람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시노래를 연주하는 진채밴드의 리더 정진채 씨는 신나는 리듬의 곡 '자유'와 감미로운 선율의 '맹물'을 불러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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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미룸갤러리 대표가 오프닝 공연 순서 중 장구 연주자 한기복 씨를 소개하고 있다.
오후 6시께 행사가 막을 내리자 일부 관람객들은 미룸 갤러리에 작품 구입 문의를 하기도 했다. 갤러리 측에 따르면 전시 작품 중 '백양사 까치'는 판매가 이미 완료된 상태다. 미룸 갤러리의 김희정 대표는 "우리네 모습을 담은 박 화백의 목판화에서 따뜻한 향수를 느끼는 분들이 많다"며 "개인의 정서를 담은 작품이지만 한국인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가 이번 전시의 포인트"라고 밝혔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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