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2 : 인과 연>을 보았습니다. 1편에 대한 기억에 큰 기대를 했습니다. 소방관과 군인이라는 공적 영역에서 벌어진 개인의 억울한 죽음과 아픈 가족사. 그것을 다루는 죽음 이후 세계와 이전의 현실. 현실을 그리는 실사와 상상을 표현하는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 과거의 시간과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유예된 미래 등. 1편은 이들 양가적 요인이 긴장과 갈등, 균형과 조화, 그리고 서사의 연속성으로 공교하게 어우러졌습니다. 특히 비극적 상황과 주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것은 판소리계 소설 등 우리 민족의 서사적 전통에 닿아 있습니다. 여기에 역을 맡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도 영화의 완성도를 크게 높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2편은 1편과 많이 달랐습니다. 죽은 군인의 억울함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직 살아있는데도 구하지 않고 땅에 묻은 과정이 나오지만, 중대장과 후임병이 왜 그렇게 했는지 분명치 않습니다. 그러니 그가 귀인이 되고, 세상으로 환생하는 결론은 힘이 없습니다. 저승 차사들의 과거사와 빈민가 가족의 주택 철거 위기도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마동석이 연기한 성주신의 출몰 역시 뜬금없습니다. 그는 그저 과거사를 알고 있는 스토리텔러에 불과합니다. 저승 차사들의 과거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고려와 거란의 갈등이라는 역사적 상황이 있지만 그것은 특수한 가족사일 뿐 보편적 공감으로 확대되지 못합니다. 그들의 죽음이 천 년 동안 40여 명에 불과한 귀인이 될 만한 억울한 경우인지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비극적 상황의 설득력이 약하니 해학적 유쾌함도 힘이 없습니다.
1편처럼 <신과 함께2 : 인과 연>도 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편과는 결이 다릅니다. 폭염에 그저 웃고 즐기는 데 족한 것은 아니었을지요. 좋은 친구처럼 오래도록 생각나고, 좋은 만남으로 기억될 좋은 영화를 고대합니다.
-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