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헌의 세상읽기] 양승조 충남지사에게 시급해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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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의 세상읽기] 양승조 충남지사에게 시급해 보이는 것들

  • 승인 2018-08-15 09:37
  • 최재헌 기자최재헌 기자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취임한 지 한 달 보름 가량 됐다. 출입기관을 담당하는 언론인으로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있다. "양 지사는 어떤 것 같아요?" 참 애매한 질문이지만, 말하는 사람도, 듣고 대답할 사람도 그렇게 많은 생각이 필요치 않은 질문이다. 나의 대답은 지금까지는 이렇다. "신중한 분 같아요, 아직 한 달 밖에 안됐는데 좀 더 지나봐야 하지 않겠어요?" 질문이 그렇듯 대답도 별 것 없어 보이고 애매하다.

최근 들어서는 질문이 하나 더 추가된다. 물론 첫 질문은 "어때요?"로 시작하는데, 역시 정해진 문법 같은 대답이 이어진 뒤에 따라오는 추가 질문이다. "저출산, 여성정책에 관심이 많아 보이던데..." 자신의 선거 공약과 관련한 시급한 정책이고 4선 국회의원이자 보건복지위원장 출신으로 당연한 관심 사안이다. 근데 어째 말끝에서 약간의 비판적인 냄새가 난다. "왜, 잘못된 것이라도... " 이런 경우엔 나 역시, 끝을 맺지 않는 화법으로 되묻는다. 결국, 대화가 다른 화제로 돌아가기 쉽다. 뭐라고 판단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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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책에 대해서는 안희정 전 지사도 공을 들인 관심사중 하나였다. 도청 내 과장급 부서인 여성정책관실이 실국이 아닌, 행정부지사 직속으로 편재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초 여성국장(3급)이나, 여성 비서실장 등이 탄생한 것도 안 전 지사 때의 일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안 전시사는 '미투' ('나도 피해자(me too)'라며 자신이 겪은 성범죄를 폭로하는 것)로 인해 도지사직을 그만두어야 했다.

지난달 임기를 시작한 양 지사의 취임 일성 역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임산부, 주부 등 여성들을 위한 정책이 주를 이룬다.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사회변화, 농촌 중심의 충남도를 감안 했을 때 필수불가결한 정책이다. 우선순위에서도 밀릴 수 없는 정책이라 여겨진다.



안 전 지사를 갑자기 끌고 들어온 것을 놓고 오해는 하지 말아 달라. 안 전 지사의 여성정책과 마치 '천재지변' 같았을 낙마의 원인은 어찌 보면 전혀 상관성이 없다. 결과가 그럴 뿐이다. 다만, 안 전지사가 두 번째 임기동안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고, 출입기자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된 것 중 하나가 '소통' 문제였다. 표면적으로는 광역자치단체장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전국구 소통 지사'로 알려졌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 왠만한 출입기자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결국, 양 지사도 '소통 행보'에 답이 있어 보인다.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연예인식 소통행보가 아닌, 도지사로서 정책소신을 갖고 하는 소통행보를 말한다. 때로는 논쟁도 불사해야 한다. 잘보이려고만 하면 안된다. 피해가려 해서는 안된다. '신중해 보인다'는 표현이 '유유부단이나, 결단력 부족' 등의 이미지가 아닌, '매우 합리적이다. 진중하다.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가볍지 않은 굵직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무더위에 타들어 가는 농촌 들녘의 가뭄 해소를 위해서는 탁상이 아닌 '현장행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진 것 같은 내포신도시 열병합 발전 문제, 축산 악취 문제,오랜 숙제인 공공의료원 문제 등은 뒤로 미룰 일이 아니다. 내포 혁신도시 지정, SOC 투자, 기업유치 등 경기활성화를 위한 각종 현안도 목말라 있는 분야다.

최근 부임한 나소열 정무부지사 등 정무라인의 주된 역할중 하나는 도민들과의 스킨십이다. 도민들의 가장 가려운 곳이 어딘지, 무엇인지 파악해 도지사를 올바르게 보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무다. 아직은 '낯설어(?) 보이는 양승조표 충남도정. 진용을 갖춘 그들의 행보가 궁금하다. <내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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