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애거나 선택가입 해달라" 국민연금 개혁에 부글부글

  • 경제/과학
  • 금융/증권

"없애거나 선택가입 해달라" 국민연금 개혁에 부글부글

보험료 올리면서 가입연령 늘리고 늦게 받는
자문안 내용 알려지며 가입자들 불만폭발

  • 승인 2018-08-13 17:20
  • 수정 2018-08-14 11:49
  • 신문게재 2018-08-14 1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국민연금1111
13일 하루에만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국민연금 관련 내용이 수천건이다.
국민연금 개혁을 놓고 가입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 보험료는 더 올리면서 더 오래 내고, 최초 연금수급 시기도 68세까지로 늦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일방적인 개편은 없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이참에 폐지하자'는 등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13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민간이 참여하는 국민연금제도 발전위원회와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 기금운용발전위원회는 17일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 결과와 장기발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계결과 국민연금 고갈 시기는 3차 재정계산 때보다 3년 빠른 2057년에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발전위원회는 재정안정과 노후소득보장강화 방안으로 ▲보험료율 인상 연금 가입 상한연령 연장(60→65세) ▲연금 수급개시 연령 연장(65→68세) ▲보험료 부과 소득 상한선 증액 등의 내용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할 '자문안'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정부안을 만들어 대통령 승인을 받아 오는 10월 국회에 제출하게 돼 있다.

하지만 여론이 끓어 오르면서 개혁은 시동조차 못 걸게 생겼다.

충청권역 국민연금 가입자는 2018년 6월 말 기준으로 대전 49만 5000명을 포함해 세종과 충남·북 모두 226만1000명이다. 전국적으로는 2200만명이 넘는다.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상황에서, 윗세대보다 더 많이 더 오래 내고 더 늦게 연금을 받을 가능성을 의식하는 20∼30대의 반발과 지금보다 더 내고 은퇴 후 장기간 연금 지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불안해하는 기성세대의 불만이 동시에 분출하면서 세대 간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국민연금과 관련된 게시글이 수천 건이 올라왔다. 부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국민연금공단 동대전지사와 북대전지사, 충남 천안과 아산, 공주·부여, 홍성지사, 서산·태안, 보령지사 등 곳곳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문의가 폭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에 사는 직장인 A 씨는 "지금 내는 연금만큼 노후에 받을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며 "국민연금을 없애버리거나, 가입하고 싶은 사람만 가입했으면 좋겠다. 매달 내는 국민연금으로 적금이나 들게 해달라"고 반발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부담을 느낀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앞서, "논란이 되는 보험료 인상 등은 국민연금 자문위원회 자문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항의 일부로, 정부안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국민연금 고갈을 늦추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더 많이, 더 오래' 내는 것 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어 가입자들의 반발을 잠재우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목원대 이정호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의견 수렴이다. 국민연금 전문가와 정부부처 책임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 안을 도출하고, 국민공청회를 열어 공론화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첨예한 사안에 대해 비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논의하는 행태는 오히려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1.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2.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5.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