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도시 곳곳에 쌓여가는 플라스틱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무분별하게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버렸는지 반성과 깨달음을 얻었던 시기였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플라스틱 줄이기에 엄격한 잣대를 들기 시작했다. 커피숍 등 매장에서는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하고, 빨대를 영구적으로 퇴출한다는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가고 있다.
유행이 빠른 유통업계는 자체적으로 일회용품과 포장재 줄이기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편집자 주>
생각해보면, 우리는 과대포장의 시대에 산다.
과자 한 봉지를 사도 제품보다 포장이 두배 이상은 크다. 택배를 받아도 제품보다는 종이상자와 포장지가 더 많이 나온다. 제품 보호를 위해서라지만 사실상 업계의 꼼수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과자 업계에서는 과자값을 인상할 때마다 포장지는 더욱 커지고 제품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을 종종 볼 수 있기도 하다.
오리온 포카칩 |
오리온의 착한 포장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시작됐다. 오리온의 대표 제품인 오징어 땅콩, 스윙칩, 포카칩 포장재를 대폭 줄였다. 오징어 땅콩은 2013년 이후 폭 339㎜ 길이 235㎜에서 2014년 이후 폭 298㎜ 길이 210㎜로 줄었다. 포카칩 M 사이즈도 폭 384㎜ 길이 270에서 폭 374㎜ 길이 265㎜로 줄었다. 오징어 땅콩으로만 2017년 0.38㎢, 26.80t의 포장재를 아낄 수 있었다. 포카칩은 0.20㎢, 13.34t을 감축했다.
오리온은 불필요한 포장재는 줄이고 과자는 증량했다. 포카칩은 60g에서 66g, 124g에서 137g으로 각각 늘었다. 부피보다 내용물이 없다는 소비자의 원성에 생산 공정을 개선해 제품 속 빈 공간 비율을 낮춘 것이다.
여기에 20여 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인쇄 도수를 낮춰 포장 잉크 사용량도 무려 88t 감축했다. 다이제샌드와 나, 까메오 등 비스킷 제품은 패키지와 용량을 줄여 가격을 낮췄다.
오리온은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해 환경부의 녹색기술 인증을 받기도 했다.
개발된 포장재는 유해물질인 총미연소탄화수소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을 이전보다 83%, 75% 줄였다. 포장지 인쇄와 접착에 쓰이는 유해화학물질을 친환경, 친인체 물질로 바꿔 인체에 무해한 포장재다.
오리온은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포장재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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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는 연간 1000만 병 판매되는 트로피카나 용기를 올해까지 무색으로 바꾼다. 유색 용기는 탈색 과정을 거쳐야 재활용이 되기 때문에 재활용 비용이 상승한다는 이유다.
편의점 CU도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도시락 용기를 사용한다. 코코넛 껍질을 활용한 바이오매스 소재로 만들었다. CU는 내년에 플라스틱 덮개가 없는 도시락을 선보일 예정이다.
GS리테일은 푸르밀과 친환경 종이로 만들어진 카토캔을 사용한 숙취 해소 PB음료를 선보였고, 재활용이 쉽도록 용기 라벨이 쉽게 제거되는 음료도 선보였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제빵업체도 비닐 쇼핑백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갈 예정이다. 연말까지 비닐 쇼핑백은 종이봉투로 대체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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