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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경일은 기자다. 자극적인 사건보다는 알려지지 않는 미담으로 신문이 도배되길 원하는 '바보기자'라고 스스로 칭한다. 기자, 작가, 그리고 때로 여행자이자 평범한 소시민으로서의 삶은 그에게 '욕심을 비우고 가진 것을 나누는, 꽤 괜찮은 사람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선물했다. 책 '나무無'는 그 괜찮은 사람들과의 일화를 글로 옮긴 책이다.
책은 뜻, 길, 말과 행동이라는 세 가지 이름으로 챕터가 나눠져 있다. 저자가 인생에서 중요한 3가지 요소로 제시하는 키워드로, 그에 맞는 경험담을 담았다.
저자는 갭이어를 선택한 대학생을 인터뷰하고는 자신을 성장시키는 건 순응이 아닌 모험에서 생겨난다는 걸 되새긴다. 미식가 친구에게선 "내가 원하는 딱 한 가지를 갖게 되면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을 버리는 게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인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성직자인 친구로부터는 "여행을 떠나기 전엔 짐이 가벼워야 사람 사는 모습과 경치가 눈에 들어오는 법"이라는 조언을 얻는다. 어떤 삶을 비정상으로 재단하려는 세상이 두려울 때 '비정상으로 볼 게 없으면 모두 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글도 인상 깊다. 시장에서 물건 값을 깎지 않는 가족을 보며, 물건에 담긴 가치를 헤아려 마음을 더해 계산하는 것이 제대로 된 셈법이 아닐까 생각하는 모습 역시 가슴에 와 닿는다.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멀리 퍼져나가 세상을 온화하게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페이지를 넘기는 손끝을 따라 전해져온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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